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도내 업체들은 ‘투자’, 여행업체는 ‘송객보증금’이라는데…
도내 업체들은 ‘투자’, 여행업체는 ‘송객보증금’이라는데…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10.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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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제주 ‘덤핑관광’ 실태 ② 업체간 과당경쟁 소비자들만 피해

제주 관광이 전대미문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매달 관광객 유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1000만 관광객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없지 않다. 이른바 ‘덤핑 관광상품’으로 인한 부작용이다. 특히 이번달부터 중국의 여행법 시행에 맞춰 제주 관광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제주 여행상품의 실태를 진단, 대안을 모색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제주 관광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인 송객 수수료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송객 수수료 문제는 제주 관광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도내 쇼핑센터 등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업체들은 이를 대부분 ‘투자’ 명목으로 육지부 여행업체에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한 여행업체가 도내 업체들로부터 ‘송객 보증금’ 명목으로 받은 내역을 보면 충격적이다.

이 업체는 한 쇼핑센터에서만 당초 5000만원을 받았다가 추가로 3000만원을 받았다. 쇼핑센터 한 곳에서만 8000만원을 받은 것이다. 또 모 농원으로부터 5000만원, 농수산 업체로부터 2000만원의 송객 보증금을 각각 받았다.

이를 통해 송객 보증금 명목으로 받은 수수료를 업체당 평균 3000만원으로 추정, 한 여행업체의 고정 거래업체 수를 10곳으로 가정하면 한 여행업체당 송객수수료만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결국 관광객을 유치한 도내 업체들이 육지부 여행업체에 지불하고 있는 송객 수수료가 수십억원대에 달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관광의 이같은 문제가 표면화될 경우 제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상거래질서 확립 차원에서의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더구나 업체들간 과당경쟁으로 수수료율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만 할인을 받지 못하고 관련 업체들과 종사자들끼리의 할인 잔치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개별 관광객이 늘고 있음에도 관광요금 형성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개별 관광객들의 관광요금이 높아져 제주 관광을 기피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규제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여행상품의 가격을 규제할 경우 업체들간 자율경쟁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상품의 소비자인 관광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제주여행상품 구성요인을 제한, 상품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마련하되 공정거래법상 자율경쟁 제한의 규정의 위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업계에서는 제주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한시적으로 승인을 받아 제도가 정립될 때까지 시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가칭 ‘제주여행상품 인증위원회’ 구성, 관련 업계와 학계, 기관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상품을 심의한 후 판매하도록 하고 인증을 받은 상품에 대한 홍보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여건을 마련해주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옵션 투어인 경우 대부분 카드 지불이 안돼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데 대해서도 지불 수단을 관광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쇼핑센터나 농원, 농수산 업체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의 원가를 분석, 수수료 지급 실태를 조사해 적정가격을 책정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별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지 이용 요금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 적정 요금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특히 가족관광객에 대한 특별할인 제도를 마련, 프랑스의 경우처럼 정부가 발행하는 가족 패스에 대해 숙박요금 할인이나 관광지 무료관람 및 할인 제도 도입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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