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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입장만 대변, 국가기관도 무시하는 ‘무소불위’ 제주도정”
“부영 입장만 대변, 국가기관도 무시하는 ‘무소불위’ 제주도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1.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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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 비상대책위 기자회견, 제주도·(주)부영 강력 성토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도정과 (주)부영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문제와 관련, 정부 부처와 국가기관마저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카사 델 아구아 철거를 둘러싼 논란이 제주도와 중앙 정부간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제주도가 최근 문화관광체육부에 협박성 문서를 발송한 데 이어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 중인 민원사항에 대해서까지 조사 중단을 요청하는 등 ‘무소불위’의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 비상대책위는 10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제주도의 이같은 행보와 관련, “국가기관을 상대로 협박성 문서까지 발송하면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철거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태에 대해 심한 분노를 느낀다”고 강력 비판했다.

우선 최근 열린 카사 델 아구아 철거반대 시민문화제 개최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산을 지원해 준 것에 대해 ‘지역사회 여론을 호도하고 반대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 무근의 내용을 담아 두차례에 걸쳐 문서를 발송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이어 “제주도가 국민권익위가 조사중인 민원에 대해 조사 중단을 요청하는 등 중앙부처를 협박하는 용기와 민첩함까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동안 제주의 현안 사업에 대해 중앙정부를 상대로 이와 같은 직격탄을 날리는 적극적인 용감성과 민첩함을 보여준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최근 제주도가 부영에 대해 투자진흥지구 지정 변경을 해준 데 대해서도 비대위는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부영에 267억원의 세금 혜택을 퍼주면서 세금 면제액의 5분의1도 되지 않는 카사 델 아구아를 지켜내는 손익계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고작 몇천만원, 그것도 도비도 아닌 국비 지원으로 개최된 시민문화제 행사에 지원을 하지 말라는 협박성 공문이나 보내는 제주도정은 과연 제주도민의 편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심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주)부영에 대해서도 비대위는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해 12월 20일 도의회 문화관광위 현안 보고에서 비대위측과 (주)부영과의 만남을 중재하라는 위원회 의결 사안에 대해 최근 부영측에서 ‘비상대책위와 협의할 사항이 아니’라는 문서를 보내 대화 거절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비대위는 “최근 ‘전 국민이 즐기는 프로야구’라는 슬로건까지 내걸고 프로야구단 유치에 사활을 걸면서 좋은 기업 이미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문화적 가치를 외면하고 최소한의 대화조차 거절하는 불통의 기업이 부영의 진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대위는 제주도가 ‘법적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데 대해 “현재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가 경량 철골조의 가설 건축물로 제대로운 허가를 해준 것이 맞는 것이냐”면서 “본 건물인 부영호텔(구 앵커호텔)이 당초 심의를 받은 기본계획이 아니라 변경 시공돼 조례를 위반한 사항에 대해 부영에 먼저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대위는 카사 델 아구아 건물 소유주인 (주)JID가 기부채납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기부채납에 대해서는 (주)부영과 상관 없이 제주도정이 결정한 사안”이라면서 “공익을 위하는 측면에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를 관광명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를 보전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했다.

또 제주도정에 대해서는 미래 후손들에게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역사를 남기지 말 것을, (주)부영에 대해서는 “제주도정의 뒤에 숨어 계산기만 두드리는 악덕기업이 아닌 도민들과 함께 문화를 지켜내고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진정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향적인 태도 전환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 비상대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제주도의회 강경식 의원이 카사 델 아구아가 제주도가 주장하는 경량 철골조의 가설건축물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대위는 카사 델 아구아가 경량철골조의 가설 건축물이라는 제주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비대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제주도의회 강경식 의원은 “카사 델 아구아의 설계도면을 보면 경량 철골조로 설계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건설 현장 사진 등을 고려할 때 철골조로 건축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의원은 “실제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의 바닥과 층간은 콘크리트, 골격은 H빔, 외벽은 와이어 판넬로 마감했다”면서 “외벽의 와이어판넬의 경우 학교 건축물의 외장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영구적 존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강 의원은 “이같은 문제는 제주특별자치도 건축조례 가설건축물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철근 콘크리트나 철골철근 콘크피트조가 아닐 것’이라는 사항을 고려할 때 가설건축물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허가를 한 행정당국의 책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협박 전화를 한 사람이 누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주도의회 이선화 의원은 “누구인지 이 자리에서 직접 밝히지는 않겠지만 담당 고위 공무원이 직접 전화를 해서 왜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 행사에 참석했는냐, 왜 관련 기고를 하느냐는 등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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