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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장님의 '100일 세러모니', "왜 급해졌나?"
두 시장님의 '100일 세러모니', "왜 급해졌나?"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10.07 14: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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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취임 100일, '우리 시장님'에 대한 기대

민선 5기 제주도정의 첫 행정시장인 김병립 제주시장과 고창후 서귀포시장이 8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100일이란 짧은 시간에도, 두 시장은 취임 100일에 즈음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름대로의 성과를 제시했다.

간단한 소회 정도로 이뤄질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지난 6일 두 시장 모두 격식있는 발표자료를 내놓았다.

▲김병립 시장의 100일 성과는?

김병립 시장은 '인사의 말씀' 형식의 발표문을 통해 지난 100일의 성과와 앞으로 해나갈 시정운영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행정공무원과 시의원, 도의원 경력을 두루 갖춘 김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현장 행정'과 '행정의 효율성' 측면을 집중 강조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모습에서부터 시장 관용차량을 매각키로 방침을 정하는 모습 속에서 발로 뛰는 현장행정을 구현해 보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김 시장이 취임 후 시정운영에서 성과로 제시한 부분은 많다.

발표자료만 보더라도, 다양한 계층과의 진솔한 대화, 매월 전 시민과 함께하는 클린데이 운영, 온실가스 감축 역량 강화를 위한 NGO 참여 그린스타트 운동 전개, 아파트 시민들을 중심으로 한 '이웃과 함께하기 운동' 등 시민의 시정참여 확대를 이룬 것을 우선적 시정성과로 자평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전통시장과 상점가에 통역 안내원과 쇼핑도우미 등을 배치한 것도 성과로 제시했다.

취임 후 줄곧 "지역현안 해결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새벽 청소현장에서부터 농어업 현장을 뛰어다녔다는 소회도 밝혔다.

▲고창후 시장의 100일 성과는?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투옥됐다가 출소한 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서귀포시장에 취임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고창후 시장.

40대 젊은 시장답게 시정을 젊고 활기차게 운영할 것이란 기대가 컸던 만큼,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다.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매우 의미있게 다가왔다. 취임 100일을 맞은 고 시장은 '주요 성과 및 향후 시정운영 방향'이란 타이틀의 자료를 언론에 내밀었다.

대화행정을 통한 주민 갈등 해소, 서귀포시 비전 21 마스터플랜 수립, 행정의 효율성 제고,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성화 도모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주민갈등 해소와 관련해서는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누적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을 성과로 들었다. 밀실운영으로 논란을 빚었던 비전 21과 관련해서는 벌써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며 성과적 측면을 강조했다.

▲100일만의 성과, 시민들의 체감도는?

김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고 시장은 보고서 형식의 별도 자료를 통해 각각 성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기대 이상의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볼만한 점이 있을 법하다.

'100일'이라는 세러모니를 갖는 것도 좋지만, 두 행정시장이 발표한 성과적 측면은 얼마만큼 시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는지를.

사실 취임 100일에 큰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시민들 역시 이 짧은 기간내 가시적 성과를 내놓으라 압박하지 않는다. 취임하는 인사들마다 즐겨쓰는 말 중의 하나가 '허니문 기간'이다. 100일은 취임축하를 받고 새로운 준비를 하는 허니문 기간으로 볼 수도 있다.

즉시적 사업들을 벌려 놓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 시스템의 변화, 민생문제와 갈등문제 등은 하루아침에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1년, 2년, 3년, 4년, 아니 그 이상이 걸리더라도 시민들이 "바로 이 길이다."라고 공감할 수 있는 방향설정만이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두 행정시장이 발표한 100일의 성과를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으나, 공직사회가 느끼는 체감의 정도와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

공직사회에서는 좋은 평가를 내렸을지 몰라도, 시민들이 과연 피부에 와닿게 실감하고 있을까 하는 점에 있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변화와 성과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 변화와 성과를 느낄 수 있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

행정구역 끝 마을에서 반대쪽 끝 마을까지 돌면서 시민들을 두루 만났다고 하지만, 시정방침을 설정하는데 있어 기층 민중들의 목소리는 과연 얼마나 반영됐을까 하는 점을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혹, 수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는 듣기만 하고, 정작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소위 '여론 주도집단'의 입을 빌리려 하지는 않았는지.

결론적으로 취임 100일은 성과를 논하는 시점이 아니라, 새로운 행정시스템을 펴 나가기 위한 준비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 정도가 적절한 것이다. 취임 100일은 '소회의 피력'으로도 충분하다.

보장된 임기는 아니지만, 성과적 측면의 논의는 평가가 필요한 시점, 혹은 소임을 다하고 물러나는 시점에서 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크다.

성급하게 성과적 측면의 발표를 하기 보다는 시정의 내실을 기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우리 시장님'이 아닌가?

앞으로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진정 평가를 받아야 할 시점에서는, 정말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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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010-10-08 10:24:00
그러게 침착해야지.
너무 잘난척하다가 이런 지적받지.
서귀포시장님은 골방모임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말로 세상을 변혁시킬수는 없는일.

민초 2010-10-07 15:28:44
새로운 패거리 문화 선보이지말고 마을 민초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귀기울이소서
골방모암 활성화하지 마시고 쓸데없는 탁상공론으로 시간허비하지도 미소가
행정시는 대단한 정책 수립하는 곳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