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판 '침묵의 봄'? 제주 감귤밭에서 새 220여마리 폐사
제주판 '침묵의 봄'? 제주 감귤밭에서 새 220여마리 폐사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3.28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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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와 동박새 등 다수 죽은 채로 ... 농약 중독 추정
서귀포시, 농약 검사 의뢰 ... 자치경찰단도 수사에 착수
지난 27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한 감귤밭에서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이 집단폐사돼 발견됐다. /사진=서귀포시.
지난 27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한 감귤밭에서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이 집단폐사돼 발견됐다. /사진=서귀포시.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에서 직박구리 등 수백마리의 새가 집단으로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행정당국과 자치경찰 등은 농약 중독 등에 따른 죽음으로 보고 확인 절차 및 수사에 착수했다. 

28일 서귀포시와 제주도 자치경찰단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1시경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있는 한 감귤밭에서 새들이 집단으로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귀포시 기후환경과와 자치경찰단 등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제주도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인 직박구리 200여마리와 역시 제주도내에서 자주 발견되는 텃새인 동박새 20여 마리가 무더기로 죽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27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한 감귤밭에서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이 집단폐사돼 발견됐다. /사진=서귀포시.
지난 27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한 감귤밭에서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이 집단폐사돼 발견됐다. /사진=서귀포시.

직박구리의 경우 잡식성으로, 작은 벌레부터 꽃은 물론 과일열매까지 다양하게 먹는다. 동박새는 보통 꽃의 꿀을 주식으로 삼는데, 서귀포시에선 시를 상징하는 새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이번에 발견된 직박구리와 동박새는 일부가 감귤나무의 가지에 걸려 있기도 했으며, 그 외 대다수의 새들이 나무 아래 죽은 채로 놓여 있었다. 

서귀포시와 자치경찰은 새들의 집단폐사가 농약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폐사된 양상을 살펴봤을 때 농약이 묻은 귤 과육을 먹은 후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감귤의 경우 현재 수확철은 지났지만, 해당 감귤밭의 나무에는 감귤 열매가 상당부분 수확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새들에 의해 농작물 피해를 겪은 이들이 보복심리를 갖고 고의적으로 농약을 과도하게 묻힌 먹이를 풀어놓으면서 새들이 집단폐사하는 일들이 발생하곤 한다"며 이번에도 이와 같은 사례일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지난해 말에도 제주시내에서 떼까마귀 집단 폐사가 발생한 바 있는데, 그 당시에도 누군가 일부러 떼까마귀의 먹이에 농약을 뭍혀 뿌렸고, 이를 먹은 떼까마귀들이 숨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시는 보다 자세한 폐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숨진 새들의 샘플을 광주에 있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보내 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우선 조류독감 등의 여부 등을 살펴본 뒤, 이후 새들의 집단폐사 원인에 대해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한 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이번 집단폐사에 고의성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27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한 감귤밭에서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이 집단폐사돼 발견됐다. /사진=서귀포시.
지난 27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한 감귤밭에서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이 집단폐사돼 발견됐다. /사진=서귀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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