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4.3 왜곡 후보들 공천 잇따라 … 도민사회 ‘부글부글’
제주4.3 왜곡 후보들 공천 잇따라 … 도민사회 ‘부글부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3.14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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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념사업위원회 “국민의힘, 태영호‧조수연 후보 공천 철회해야”
민주당 제주도당, “이게 한동훈 위원장이 말하는 ‘시스템 공천’이냐”
지난해 4월 3일 열린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지난해 4월 3일 열린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소속 일부 공천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불거져나오는 것과 관련해 제주지역 4.3 관련 단체들이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14일 관련 성명을 통해 “4.3 학살의 주역인 이승만 기념관 설립 추진과 미국 이승만 동상 설립 시도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냐”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의힘 일부 공천자들이 76주기 4·3을 맞는 제주도민들에게 봄날의 햇살이 아닌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이 5‧18 폄훼 발언을 해온 도태우 후보를 끝내 공천한 데 이어 4·3유족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소송까지 당하고 있는 태영호 국회의원 역시 구로 을에서 공천을 받았지만, 태 의원은 여전히 단 한 마디도 자신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최근 국민의힘 소속 공천자인 조수연 후보의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 사실이 알려지면서 4.3을 앞두고 도민사회 여론이 더욱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 서구 갑에서 공천을 받은 조수연 후보가 제주4‧3에 대해 “김일성의 지령을 받고 일어난 무장 폭동”이라고 쓴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게 된 것이다.

4.3기념사업위는 “조 후보의 ‘조선보다 일제강점기가 더 살기 좋았을지도 몰랐다’는 역사인식도 당황스럽지만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역사적 사실과도 다른 막말을 한 태영호 국회의원과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이라면서 “과연 이들이 공당의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이런 후보들을 공천하면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입장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기념사업위는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4·3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을 일반재판까지 확대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환영의 입장을 밝히는 등 다른 사안은 몰라도 4·3에 대해서는 진심인 줄 알았다”고 전한 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봄이 오면 국민의 삶이 피어납니다’라고 했지만 태영호‧조수연 후보의 공천은 제주도민에게는 봄이 오는 길목을 막고 분노를 키우는 일에 불과하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기념사업위는 “이제라도 3만 4·3영령과 10만 4·3유족, 그리고 제주도민들의 삶에 진정한 봄을 피게 할 진심이 있다면 태영호, 조수연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이에 앞서 관련 논평을 통해 “그릇된 역사 인식과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조 후보는 대전 서구 갑, 태 의원은 서울 구로 을에 공천을 받았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오늘 경선 결과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게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말하는 ‘잘한 공천’, ‘시스템 공천’인 거냐”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 제주도당은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이번 사태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4.3 관련 방언과 망발이 이어질 때마다 공식적인 성명이나 논평 없이 침묵으로 일관한 이유가 뭐냐. 망발을 일삼은 인사들의 생각에 동의하는 거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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