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오영훈 지사 공약사업 때문에 도심 녹지공간 축소한다고?”
“오영훈 지사 공약사업 때문에 도심 녹지공간 축소한다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4.02.28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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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주역사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신산공원 녹지 축소 검토 ‘논란’
제주환경운동연합 “공원 내 시설률 법적 허용치 초과 … 녹지공간 늘려야”
오영훈 지사가 지난 2022년 6월 13일 당선 직후 삼성혈에서 신산공원까지 이어지는 제주시 이도1동 일대를 제주도내 ‘센트럴파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삼성혈 입구 모습.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오영훈 지사가 지난 2022년 6월 13일 당선 직후 삼성혈에서 신산공원까지 이어지는 제주시 이도1동 일대를 제주도내 ‘센트럴파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삼성혈 입구 모습.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오영훈 지사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제주 역사문화 기반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역사관 건립을 추진, 인근 신산공원의 녹지 공간 축소를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8일 관련 논평을 통해 “최근 제주도가 신산공원을 근린공원에서 주제공원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신산공원의 녹지 축소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현재 신산공원 내 녹지를 제외한 시설 비율은 39.83%로, 공원녹지법상 허용치인 40%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현행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근린공원 안에서 녹지를 제외한 공원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면적은 40%로 제한하고 있는데, 더 이상 공원시설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제주도가 신산공원을 주제공원(역사공원, 문화공원, 수변공원, 묘지공원, 체육공원 등)으로 변경하려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실제 신산공원 내 시설률을 이미 법적 기준을 훨씬 초과한 상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제주 역사문화 기반 구축 계획 수립 용역’ 중간 보고자료에 따르면 위성지도로 확인한 시설률은 46.51%, 용역진이 추정한 결과로는 56%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신산공원의 녹지 면적이 전체 면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법적 기준조차 지켜지지 않아 공원 내 녹지공간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주도는 오히려 시민의 휴식공간인 녹지를 없애려는 공원계획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 역사문화 기반 구축사업 관련 용역을 수행중인 용역진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사업 추진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용역진은 신산공원으로 주제공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 결과 ‘시설률 제한이 없어 녹지율이 10%대로 떨어지는 사례, 그리고 목적이 전도돼 시설만 들어선 사례가 있었다’면서 신산공원을 근린공원으로 유지하면서 제주의 역사와 문화 주제를 입힌 공원과 제주역사관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산공원의 녹지 보전을 고려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광장을 활용한 신축안과 현재 박물관 내 수눌음관을 활용한 리모델링 또는 증축안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가 최근 전혀 다른 대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산공원의 일부를 주제공원으로 변경, 인근 부지에 제주역사관을 신축해 관람 동선을 삼성혈까지 연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오는 5월까지 제주역사관 건립을 위한 기초계획을 수립하고, 12월까지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기로 하는 등 이미 신산공원 내 제주역사관 신축 부지를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사업 일정이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공원의 일부를 주제공원으로 분할 전환하는 방안은 용역진도 검토했던 대안이지만 실현하기 어려운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삼성혈과 민속자연사박물관 일대만을 주제공원 중 하나인 ‘역사공원’으로 전환한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문예회관과 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속해 있는 나머지 지역의 근린공원은 녹지율이 확보되지 않아 근린공원으로 유지될 없어 수 없어 시행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됐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같은 용역진의 회의적인 의견과 시민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신산공원의 녹지공간을 축소시키려는 제주도의 불통을 이해할 수 없다”고 신랄하게 꼬집없다.

용역진의 조사 결과 신산공원 내 식생 현황을 보면 교목 91종 가운데 50여 종이 제주 자생종으로, 자연림 구역이 7곳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생태보전지역도 4만1659㎡로, 축구장 면적의 약 6배에 달해 제주에서는 도심지 내 거의 유일하게 뛰어난 생태환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서 신산공원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공원녹지법상 1인당 도시공원 면적 기준이 6㎡인데, 신산공원 주변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3.5㎡에 불과해 오히려 녹지율을 높여야 한다고 용역진이 밝힌 부분을 들기도 했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에 “신산공원을 근린공원에서 주제공원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오히려 공원의 녹지율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제주도가 당장 해야 할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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