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비자림로에서 스러진 나무를 기억하시나요”
“비자림로에서 스러진 나무를 기억하시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4.01.17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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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개인전, ‘기호화된 자연’
2월 22일까지 ‘문화공간 양’에서
이승수 작 '타이어가 된 나무'.
이승수 작 '타이어가 된 나무'.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스러진 자연에 가슴이 쓰라린 이들이 무척 많다. 비자림로 확장 공사가 그랬다. 수많은 나무는 사라졌다. 마치 가슴을 베듯, 자연에 동화된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승수 작가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을까?

이승수 작가는 비자림로에서 학살당한 나무를 새로운 형태로 살려냈다. 살려낸 나무는 전혀 다른 형태로 만날 수 있다. 제주시 거로마을에 있는 문화공간 양에서 2월 22일까지 이승수의 개인전 ‘기호화된 자연’을 통해 비자림로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작가 이승수는 오랫동안 자연을 파괴하는 개발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해왔다. 개인전 ‘기호화된 자연’은 비자림로에서 베인 나무의 광경을 보고 시작하게 됐다. 그는 삼나무를 활용해 조각, 판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나무를 깎아 안전모와 타이어를 만들었다. 잘린 나무는 곧 개인전의 재료다. 그렇게 만든 작품은 ‘안전모를 쓴 나무’라는 제목을 달았고, ‘엔진 톱을 품은 나무’와 ‘타이어가 된 나무’라는 제목도 달았다. 제목만 보더라도 사회에 대한 비판이 읽힌다.

삼나무는 레코드판도 된다. 작가는 턴테이블로 바뀐 나무의 소리를 일부러 들어보라는 듯 소리 지른다.

이승수의 개인전 ‘기호화된 자연’은 관람객에게 미적인 태도로 작품을 감상하게 하면서도 불편한 진실도 숨기지 않고 있다. 그의 개인전은 죽었다가 작품으로 환상한 나무로부터 그 진실을 들여다볼 기회이기도 하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후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다. 설 연휴인 2월 9일부터 12일까지는 휴관한다. 관람 예약을 하면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문의는 ☎ 064-755-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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