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윤석열 대통령 공약 '제주 해녀의 전당', 총사업비 반토막?
윤석열 대통령 공약 '제주 해녀의 전당', 총사업비 반토막?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2.21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 '해녀의 전당' 기본계획 용역 결과 공개
용역 결과 토대로 기획재정부와 협의 들어가
협의 과정서 총사업비 기존 482억 → 231억
건립 규모도 큰 폭으로 줄어 ... 기능 약화 우려도
제주해녀.
제주해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공약 중 하나였던 '제주 해녀의 전당'의 규모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총사업비가 기존 482억원에서 반토막이 날 전망이다. 

제주도는 최근 '해녀의 전당 건립 기본계획 및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해녀의 전당 건립은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제주공약 중 하나였다. 제주해녀문화가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에 이어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됨에 따라, 제주해녀를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고 여성 해양문화의 메카로 조성하다는 취지에서 나온 공약이었다. 

도내에서는 특히 제주의 해녀가 고령화 문제로 인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따라 지속가능한 해녀문화 보전을 위한 차원에서 '해녀의 전당' 필요성이 강조돼 왔었고, 아울러 해녀 양성 및 교육은 물론 기존 전시 기능에 집중된 '해녀박물관'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그 필요성이 언급되곤 했었다. 

이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 해녀의 전당 건립을 주요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 이후 해녀의 전당 건립은 난관에 봉착했다. 당초 계획은 국비와 지방비 5대5의 비율로 총 사업비 482억이 투입되는 것이었지만, 기획재정부가 여기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기재부에선 지방비를 투입해 기존 해녀박물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제주도는 해녀의 전당 건립을 위한 타당성을 확보하고, 국비 확보를 위한 논리 및 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해녀의 전당 건립 기본계획 및 타당성 연구용역'에 착수했고, 최근 이 용역의 결과가 공개됐다. 

공개된 용역에서는 해녀의 전당 건립 필요성이 강조됐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제주해녀의 신규유입이 없을 경우 2050년에는 해녀수가 169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95.32%가 감소하는 수준이다. 2050년에는 사실상 해녀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해녀를 양성하고, 해녀의 가치를 확산시키며 다른 지역과의 교류를 확대할 거점으로서 '해녀의 전당' 필요성이 언급됐다. 

아울러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 및 해녀문화 전파, 콘텐츠 개발, 인식 확산 및 국내외 연대 강화 등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나아가 기존 전시기능에 한정된 해녀박물관만으로는 해녀문화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업급되면서 해녀의 전당 필요성이 강조됐다. 

용역진은 이와 관련해 "기존 제주해녀박물관의 전시 기능 및 공간의 한계에서 나아가 복합적인 기능을 담보하고 보다 다양한 방문객, 이용객 및 시민, 관광객, 연구자, 정책 관련 담당자, 전문가의 허브로서 해녀의 전당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해녀박물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해녀박물관.

용역에서는 이와 같은 해녀의 전당 필요성 강조에 더해 기능적으로 해녀의 전당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지가 제시됐다. 

용역진은 해녀의 전당 기능과 관련해, 기존 해녀박물관과 전시 주제를 명확하게 나눌 것을 강조했다. 기존 해녀박물관의 경우는 해녀의 삶과 생애 등에 초점을 맞춘다면, 해녀의 전당은 전시 주제를 ▲세계 속의 해녀 이해 ▲해녀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 ▲해녀 공동체의 전통 등에 맞춘다. 

교육적인 측면에선 기존에 있는 해녀학교와 그 외 도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던 해녀관련 교육을 통합관리 한다. 이와 같은 통합관리를 통해 매년 최소 30명의 해녀를 배출하게 될 경우 2050년 해녀수가 850명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해녀문화의 계승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용역진은 아울러 해녀의 전당 기능으로 ▲각종 국제회의와 공연 등을 개최할 수 있는 공간 ▲해녀관련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아카데미 공간 ▲해녀관련 연구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연구공간 ▲해녀와 관련된 각종 사무를 집중시킬 수 있는 사무공간 등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해녀의 전당 부지는 기존 해녀박물관 부지를 활용한다. 용역진이 제시한 총 사업비는 482억, 전당 규모는 연면적 6000㎡ 수준이다. 

해녀의 전당이 건립될 시 배치도. /자료=제주특별자치도.
해녀의 전당이 건립될 시 배치도. /자료=제주특별자치도.

하지만 실제 만들어지게 될 해녀의 전당 규모는 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획재정부와 협의에 들어간 결과, 최종적으로 해녀의 전당 총 사업비가 231억원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국비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기획재정부에선 국가경제 및 재정상황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 지방재정도 힘든 상황이다보니 대통령 공약임에도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라 전당 건립 규모가 총사업비 231억원 수준으로 협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총사업비는 기존보다 반토막이 난 수준이다. 

이처럼 총사업비가 크게 줄어들다보니 해녀의 전당 건립 규모도 기존 연면적 6000㎡에서 4000㎡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처럼 해녀의 전당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될 경우, 용역을 통해 제시된 해녀의 전당 기능 수행이 당초 계획대로 원할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에 물음표가 붙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