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감물로 물들이는 제주 전통을 잊지 않을 겁니다”
“감물로 물들이는 제주 전통을 잊지 않을 겁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08.06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학부모회장연합회, 6일 ‘제주 빛깔 전통문화체험’
감물을 들이고 있는 참가자들. 미디어제주
감물을 들이고 있는 참가자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더운 여름, 세상이 온통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폭염에 따른 열기도 있으나, 배우려는 열기도 그에 못지않다. 6일 제주시내 해원천연염색체험장은 폭염을 물리치는 배움의 열기가 더 뜨거운 하루가 아니었을까.

이날 엄마와 아빠는 물론, 아이들도 염색체험에 빠져들었다. 다름 아닌 제주특별자치도학부모회장연합회(회장 김지운)가 마련한 ‘제주 빛깔 전통문화체험’이다.

제주 빛깔은 뭘까? 제주를 상징하는 색은 다양하지만 이날은 갈색을 지닌, 감물을 입히는 작업에 모두 빠져들었다.

제주의 전통 복장인 갈옷은 감물을 입힌 옷이다. 제주 감은 육지의 감과 다르다. 작은 방울만한 제주 풋감은 상품성은 없으나, 끈적끈적한 탄닌 성분이 많아 제주 갈옷을 더욱 빛나게 한다.

제주 전통의 색감을 지닌 갈옷은 고유의 멋을 지녔으나, 안타깝게도 차츰 생명력을 잃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엔 무형문화재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높다. 제주특별자치도학부모회장연합회도 그런 제주 갈옷의 가치를 알자며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다만 이날 행사는 갈옷이 아닌, 감물을 입힌 이불을 만드는 작업으로 대신했다.

제주특별자치도회장연합회 김지운 회장은 행사를 연 이유를 다음처럼 설명했다.

“오늘 제주 빛깔 전통문화체험을 마련한 이유가 있답니다. 갈옷은 제주의 유산인데, 학부모들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그 가치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우리 대에서 끊기면 안 되거든요. 체험을 하면서 가치를 알게 만들고, 혹시 모르잖아요. 관련 직업을 가질 수도 있어요. 감물을 들이면 곰팡이도 피지 않고, 아토피에도 좋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이불을 만드는 체험을 해봤어요.”

감물에 옷감을 넣고, 물을 들이기 시작한다. 발로 밟으며 옷감에 물이 잘 배기를 바란다. 왜 감물을 입히는지, 감물은 어떤 작업을 거쳐서 나오는지, 감물을 입힌 뒤에는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를 직접 체험한 하루였다.

학부모도, 아이들도 한껏 성장한 하루였다. 감물을 몰랐던 이들은 감물의 가치를 배우고, 갈옷을 이미 알던 이들도 옛것의 풍미를 더 알게 됐음은 물론이다. 제주에 온 지 3년 정도 됐다는 전혜은 온성학교 학부모회장은 감물을 들이며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

학부모와 아이들이 감물을 들일 이불을 잔디에 펴고 있다. 미디어제주
학부모와 아이들이 감물을 들일 이불을 잔디에 펴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에 온 지 3년 정도여서 제주를 이제야 조금 알아가는 시기인데, 이런 감물 들이기는 처음이죠. 너무 신기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체험이 되는 것 같아요. 더구나 아이들은 이런 행사를 통해 비슷한 또래도 만나는 기회가 되어 좋아요.”

학부모인 전혜은씨는 이날 아이랑 함께 체험하며 이불 2개에 염색들 들였다. 체험에 오지 못한 아이를 위해서도 이불을 준비했다. 이날 활동에 참가했던 아이들의 표정도 궁금하다. 동광초등학교에 다니는 부승한 어린이를 만날 수 있었다. 갈옷이나, 감물을 전혀 모르는 아이에겐 신기한 경험일 수밖에 없다.

“감물 염색을 들이는데 발로 밟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렸어요. 제가 만든 이불을 빨리 덮고 싶어요. 다음에도 엄마랑 이런 체험을 하고 싶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