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기고 다시,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을 준비하며
기고 다시,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을 준비하며
  • 미디어제주
  • 승인 2023.08.03 16: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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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1>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공동대표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공동대표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공동대표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입니다.

매년 기록되는 숫자가 우리의 예측을 넘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러한 이상기후가 지배하는 세계를 기후위기 시대라고 부릅니다. 인간이 산업활동을 통해 배출한 과도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낸 지구적 변화입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줄여내지 못하면 2050년도가 되기도 전에 궤멸적 재앙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올해 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중부와 남해안 지역이 식수도 없어 허덕이다 장마가 시작되자 수많은 범람과 산사태, 침수로 인해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삼가 재난으로 생을 잃은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이미 태평양 도서국가들은 급격히 오르는 해수면과 강력해진 태풍으로 국토가 소실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엄중한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는 전 세계가 연대하여 강력한 정책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할 지구적 과제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위기를 자국의 이익만 실현하려는 국가 이기주의에 의해 전쟁이 발발하고 반목이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자원안보, 식량안보를 앞세워 실질적인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속한 동북아시아가 전쟁위기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고 있는 것도 미중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가 처한 엄중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는 외교적 등거리를 잘 유지하여 적을 최소화하며,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국가적 역량을 최대한 투입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기후적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수자원 관리, 재해상황에 대비하는 교통·통신·에너지망 확충 및 점검, 의료시스템 강화 등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적·사회적 노력과 개인적인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너무도 절박한 시점입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북핵 대응책으로 핵 보복 능력을 확보한다며 한미일 삼각동맹을 체결하려 하자, 반대급부로 북중러 동맹을 강화시켜 대결구도가 고착되고, 대중국 무역이 가로막혀 경제는 악화되고, 재난상황이 발생해도 책임지는 정치는 실종되고, 불평등은 심화되고, 재난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는 동조하며 국내로는 새로운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려는 대한민국 정부는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지금의 남북 관계는 공멸을 향해 달리는 폭주 기관차와 같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등 남북간의 극단적 대결을 피하게 해줄 제어장치는 진작에 부숴버렸습니다. 오로지 안보동맹이라는 미명하에 미국과 일본의 돌격대가 되어 북중러를 향해 칼을 휘둘러대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제주도는 패권경쟁 중인 동북아 상황에서도 가장 위태로운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에 또 다시 미핵추진 잠수함인 아나폴리스가 입항했습니다.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은 아니지만 이 함은 대만분쟁을 대비하는 미해군의 전력입니다. 그런 잠수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허용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중국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리는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젠가 대만과 중국 분쟁이 일어날 경우, 이 전쟁에 대한민국의 자동참전을 의미하게 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제주에 추진 중인 제2공항은 전략공군기지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봅니다. 국민의 힘에서 주장하는 대로 제2공항에 핵무기와 폭격기까지 배치된다면 제주도는 동북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총체적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대한민국 상황을 보며, 뜨거운 여름, 작열하는 태양보다 더 뜨거운 심장을 가진 평화시민들이 모여 평화와 생명을 외치는 대행진을 다시 준비합니다.

깨어진 구럼비 바위의 눈물로, 갈라진 마을공동체의 슬픔으로, 황폐화된 바다의 메마른 가슴으로 강정의 주민들과 평화지킴이들은 더 이상의 파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난개발의 끝판왕인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반대합니다. 기후위기 최대의 탄소배출 교통수단인 항공기 운행 확대를 의미하는 제2공항은 단연코 미래세대에게 죽음을 선사하는 사업입니다. 그리고 제주도의 자연을 돌이킬 수 없는 파괴로 이끌 사업이며, 지역주민에게도 제주도민에게도 오폐수와 쓰레기 재앙만을 가져다주는 사업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모두에게 전쟁의 위협을 높여 파멸의 길을 여는 사업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왔듯 우리는 춤추며 노래하며 서로에게 기운이 되고 기쁨을 나누는 방법으로 이 절망을 넘어야 합니다. 2023 제주생명평화대행진에 다시 모두를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 안의 희망을 서로에게 채워주며 지난 3년간 멈추었던 안부를 감동스럽게 나누고 싶습니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시간들을 다시 확인하며 더 뜨겁게 타오를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서로에게 선물하는 2023 제주생명평화대행진에 초대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신명나는 발걸음을 함께 어깨를 맞대고 맞춰봐요!

다시, 고치글라! 2023 제주생명평화대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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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랑 2023-08-05 16:22:37
이제 그만하시지 진짜 너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