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님, 거주 불능의 제주를 넘기시렵니까?
원희룡 지사님, 거주 불능의 제주를 넘기시렵니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6.0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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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거주 불능의 지구를 넘겨줄 수 없다’는 원 지사님께
원희룡 지사가 지난 5월 14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정부 재난지원금의 사용지역 제한 폐지와 현금 지급방식 변경 등 건의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가 지난 5월 14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정부 재난지원금의 사용지역 제한 폐지와 현금 지급방식 변경 등 건의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가 태어난 곳은 제주도 중산간 마을 중 한 곳입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원희룡 지사님이 나고 자란 중문마을과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를 다녔습니다.

여름철이면 지금은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강정천에서 친구들과 종일 물장난을 치다가 구럼비 바위에 누워 몸을 말리기도 했답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흐른 지금, 저는 제주에서 20여년째 기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사님께서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서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제주도민들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이 싸움이 끝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지사님도 언급하셨듯이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수공통감염병’, 즉 사람과 동물 사이에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인간의 활동 영역이 생태계를 과도하게 침범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굳이 전지구적인 상황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지사님이 도정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제주도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사님이 ‘우리가 자연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함부로 다룬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자연유산과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을 갖고 있는 제주도지만, 제주의 청정 자연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함부로 다룬다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입니다.

민선 6기 제주도정 때부터 지사님께서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를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지사님이 기고문에서 인용한 케이트 레이워스라는 생태경제학자가 ‘경제와 사회, 그리고 자연이 모두 연결돼 있다는 21세기적 경제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입니다.

가속화되는 기후 위기와 난개발에 직면한 제주도도 해안과 중산간 뿐만 아니라 한라산국립공원 인근까지 파헤쳐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청정 제주를 지켜내기 위해 더 노력하고 분발해야 합니다.

‘탄소 중립(Net Zero)’이라는 지구적 목표도 중요하지만, 제주도는 눈앞에 닥쳐 있는 제주 제2공항과 대명동물테마파크, 송악산 뉴오션타운 등 난개발 이슈로 인한 갈등을 도민들과 함께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우리를 이어갈 다음 세대에게 ‘공존 불가의 자연, 거주 불능의 제주’를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우리 후손들이 우리로 인해 피해 당사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6월 5일은 환경의 날입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그러면서도 활력이 넘치면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의 미래를 만드는 책임은 바로 우리 세대에게 있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합니다.

※ 이 칼럼은 6월 4일자 <한겨레>에 실린 원희룡 지사의 기고문을 패러디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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