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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의 가장 큰 경쟁자 '아이러니'
리디아 고,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의 가장 큰 경쟁자 '아이러니'
  • 미디어제주
  • 승인 2015.09.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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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린다.

리우올림픽에서는 골프가 112년만에 정식종목으로 재채택돼 치러진다. 내년에는 남녀 60명씩 출전해 개인전(72홀 스트로크플레이)만 치른다. 따라서 금·은·동메달은 남녀 3개씩, 총 6명에게만 수여된다. 

올림픽에는 직전 세계랭킹 기준으로 국가당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요컨대 세계랭킹 15위안에 4명 이상이 들어있는 국가는 4명까지 대표를 내보낸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당 최대 2명이 나간다. 현재 랭킹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은 남녀 4명씩 출전시킬 수 있다. 한국은 여자 4명, 남자 2명을 내보낼 수 있다. 

한국은 여자에서 유력한 메달 후보다. 다만 메달 3개를 석권할 수도 있는 반면, 금메달을 놓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 이유는 바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고보경) 때문이다.  리디아 고의 국적은 뉴질랜드다. 

리디아 고는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다. 올해 2월2일 이후 박인비(KB금융그룹)와 세계랭킹 1,2위를 다퉈온 톱랭커다. 지난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첫 승, 그것도 역대 최연소로 우승하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물론 현재 박인비-리디아 고의 랭킹 1-2위 구도가 내년 여름까지 가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리디아 고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직후 박인비(2012년) 김효주(2014년)가 그랬던 것처럼 시상식에서 국기를 몸에 두르고 감격을 만끽했다. 리디아 고가 두른 국기는 뉴질랜드 국기였다. 그 장면을 본 한국팬중에는 입맛을 다시는 사람도 있었을 법하다.

그동안 뉴질랜드 일부 사람들은 리디아 고가 언젠가 고국 한국으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그런 우려는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리디아 고는 내년 올림픽에 뉴질랜드 대표로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리디아 고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후 인터뷰에서 '다음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올림픽 출전이 큰 목표 중 하나다.  올림픽에서 골프가 치러진다는 발표를 듣고 그 때부터 올림픽 출전을 생각했다.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흥분된 일이고 놀랄만한 경험이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만나봤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이 세상에 그런 경험은 없다'고 말해줬다. 나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목표를 세웠고 지금도 제1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올림픽이 이제 1년도 채 안 남았는데 나는 정말 올림픽에서 플레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국기를 몸에 둘렀을 뿐 아니라 뉴질랜드 국가를 듣는 순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는 얘기도 했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한 신문은 “이는 그가 우리들의 리디아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대회 중 하나에서, 그것도 결정적 순간에 뉴질랜드 국기를 드러내 보이는 일은 절대 사소한 일이 될 수 없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한국인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교포 선수가, 내년 올림픽에서는 한국의 메달획득에 가장 큰 변수나 장애물이 될 판이다. 아이러니다.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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