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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 소장 “국내 주택시장, 침몰해가는 세월호 같다”
선대인 소장 “국내 주택시장, 침몰해가는 세월호 같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1.2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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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초청강연에서 “부동산 개발보다 청년들 창의성 발휘 여건 마련해야” 강조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이 ‘한국경제와 제주 부동산시장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생산가능 인구 수와 30~50대 주택수요 연령대 인구 수는 올해가 정점에 있습니다. 내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주택시장을 지탱해온 패러다임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결국 주택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들게 될 겁니다”

26일 저녁 7시 제주공인중개사협동조합(이사장 고창우) 주최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은 ‘한국경제와 제주 부동산시장 전망’ 주제 강연을 통해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선 소장은 특히 “이제는 부채를 동원해서 집을 살 수 있는 수요도 거의 바닥에 와있다. 어제 가계부채가 1060조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부채를 동원하지 않으면 집값 반등이 되지 않는 지경이 됐다”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위험한 폭탄 돌리기’라는 진단을 내렸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거치기간 연장, 대출 갈아타기, 그리고 LTV 및 DTI 규제 완화 등 정부 정책을 ‘폭탄 돌리기’에 빗댄 비판인 셈이다.

그는 또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에 보도된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를 경고하는 기사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런데도 국내 언론과 정부는 괜찮다고 한다. 국내 주택시장은 큰 흐름에서 보자면 가슴 아픈 얘기지만 세월호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가라앉고 있는 배 안에서 이른바 ‘하우스푸어’들은 탈출하고 싶어하는데 정부는 계속 버티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안내방송을 통해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침몰해가는 세월호에 비유하면서 내년 이후 침체기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제주도의 부동산 거래 추이에 대해 그는 큰 흐름에서 지난 2010년 이후 주택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특히 그는 최근 들어 수도권 지역에서 인구 유입이 늘고 있는 것과 관련, “수도권의 주택 투기 세력들이 들어오는 측면도 있지만 노후 생활을 제주에서 하고 싶어하는 경우 등 제주 이주민들 때문에 순유입 인구(전입 인구-전출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부분에서 그는 “주택 매매 건수로는 외지인들의 매수세가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토지 매매 현황을 보면 서울을 비롯한 기타 시도의 수요가 상당히 많다”면서 “외지인들은 주택보다 토지를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주의 부동산 시장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정책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난개발과 중국 부동산 자본의 투자에 대해 원희룡 지사가 어느 정도 제동을 걸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리조트 개발과 카지노 등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자본이 앞으로 부동산 시장도 들쑤시고 다닐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를 정책적으로 제어해가면서 실수요 위주로 간다면 제주도의 부동산 시장은 다른 지역처럼 한꺼번에 크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단순히 지사에게 모든 정책 결정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도민들의 선택이 중요하다”면서 “카지노와 리조트 개발은 길게 보면 제주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제주에 카지노 8개 업체가 있지만 연간 매출액 600억이라면서 매출을 대폭 누락시켜 탈세를 일삼고 있다. 세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그는 “1년 예산 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제주특별자치도는 인구 대비 재정 여력이 상당히 있다”면서 제주대를 무상 등록금으로 해주고 젊은 인재들이 제주에 와서 각종 분야 벤처 기업을 통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학교를 중심으로 산학연 클러스터를 만들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부동산 개발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국제자유도시의 이점을 살려 처음부터 젊은이들이 해외 시장을 바라볼 수 있도록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교포 출신 인사들을 모시고 와서 멘토링을 해준다면 투자 대비 훨씬 알찬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강사로 초빙된 선 소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동아일보와 미디어다음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언론계를 떠나 하버드대 유학을 다녀온 뒤로 서울시 정책전문관을 거쳐 경제 전문 저술가로 활동중이다. 현재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겸 세금혁명당 대표를 맡고 있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 초청 강연회가 제주공인중개사협동조합 주최로 26일 저녁 7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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