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최대한 활용한 새로운 밭 작목 연구·개발을”
“친환경 최대한 활용한 새로운 밭 작목 연구·개발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2.10.03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 재배지에 씨앗테이핑 농법 도입 성공…새 기술에 꾸준한 도전·실천
‘농업이 제주미래의 희망’- FTA 위기, 기회로 극복한다 <5> 현태균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은 이미 발효됐고, 한·중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화·시장 개방화시대를 맞아 1차 산업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기둥 축인 감귤 등 농업 역시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러나 FTA는 제주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 결코 넘지 못할 장벽은 아니다. 제주엔 선진농업으로 성공한 농업인, 작지만 강한 농업인인 많은 강소농(强小農)이 건재하고 있다 감귤·키위·채소 등 여러 작목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꾸준한 도전과 실험정신, 연구·개발이 낳은 결과이다. FTA위기의 시대 제주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인가. 이들을 만나 위기극복의 지혜와 제주농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도전과 창조'룰 생활신조로 삼고 복합영농을 하고 있는 현태균 대표.

“제주의 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친환경적 소득 작목을 꾸준히 개발해나가면 FTA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농사는 어렵지만 남 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농법을 도입하고 고민과 연구와 실험이 필요하죠. 여기에 행정·기술원 등의 정책적·기술적 뒷받침은 필수이고요”

36년 동안 성산읍지역에서 복합영농을 해 오고 있는 현태균 팔팔농장 대표(61·성산읍신산리).

그는 밭 작목에 대한 새로운 농법을 먼저 도입하는 선구자이며, 꾸준히 연구·실천해온 전문가이다. 늘 새 작목을 선택하고 시작하는 선구안을 갖고 살아온 셈이다.

현 대표는 2009년부터 무 밭 20㏊(6만평)규모에 씨앗테이핑 농법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씨앗테이핑 농법은 수용성 비닐 속에 무 종자를 일정간격으로 말아주면서 같은 깊이로 파종하면 발아가 균일하게 되면서 상품성과 수확량을 높이는 농법이다.

현 대표는 15년 전에 당근 작목에 씨앗테이핑을 도입해 시도했는데 실패했다. 당근은 7월에 파종하기에 수분이 모자라 발아가 안됐기 때문이었다.

“2008년 무에 새로운 농법인 씨앗테이핑 가능성을 농업기술원에 타진한 뒤 실험을 시작했죠. 봄무에 씨앗테이핑을 시도했는데 수분이 충분해서 3일 만에 발아에 성공했습니다. 발아에 성공하자 원하는 간격으로 씨를 뿌릴 수 있어서 저의 모든 무 재배지에 이 농법을 도입했죠”

씨앗테이핑 농법의 장점으로 ‘수확량이 20~30% 는다’ ‘씨앗이 적게 들어 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솎음질을 하지 않아 인건비가 줄어든다’‘품질이 균일해 상품성이 우수하다’고 현 대표는 꼽는다.

“이 농법이 너무 좋다보니 같은 면적에서도 수확량이 크게 늘다보니 20% 과잉생산이 불가피하고 시장은 한정돼 있어 면적을 줄여야 할 지경”이라며 현 대표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

현 대표는 자신이 도입해 실험에 성공한 씨앗테이핑 농법으로 무를 재배하고 있다.
현 대표는 현재 무(6만평), 당근(1만평), 감자(5000평), 콜라비(1만평),한라봉(1700평) 등을 재배하고 있는 복합농이다. 연간 조수입은 4억3000만 원쯤 된다고 현 대표는 전한다.

현 대표의 새 작목에 대한 도입과 실험은 다양하다. 1979년 신산지역에서 당근 작목반을 구성, 계약재배를 해 수출용으로 5000톤을 납품하는 등 당근 재배를 주도했다.

1988년엔 감자 채종포단지를 만들어 작목반장을 맡으면서 도내 처음으로 일본산‘대지마’ 감자품종을 도입·생산했다.

이 감자는 10년 동안 성산지역 소득 작물로 각광을 받았고, 이른바 ‘성산감자’로 전국적인 선풍을 일으키며 히트를 치게 됐다.

1993년엔 ‘상업농’을 꿈꾸는 3만평이상 농사를 짓는 선도농가 21명을 구성된 신산농산물유통영농조합을 설립, 초대·2대 대표를 지냈다.

저온창고를 짓고 당시 농협계통출하를 할 수 없던 감자·당근을 유통 처리했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작목이 무이다. 처음엔 직접 손 세척을 통해 육지에 출하하다 2년 뒤에 세척기를 도입해 기계로 바꿨다.

“세척 무는 성산지역 특화작목으로 선정돼 왔지만 2~3년 전부터 전도지역에서 재배해 과잉생산돼 2011년 대혼란을 겪었죠. 올해도 태풍피해 밭의 대파작물로 너도나도 무를 심어 내년 1월 이후엔 대혼란이 올 것 같아 걱정됩니다”

현 대표는 늘 새로운 밭작목을 도입하고 실험하고 개발하는 영농의 삶을 살고 있다.
현 대표는 “도내에 처음 들어온 작목은 제 손으로 거의 실험해봤죠. 락교·상해조생마늘 등 수없이 많습니다. 실패를 거듭해도 성공할 때의 뿌듯함이랄까요. 길이 있으면 도전해야 하는 게 아닙니까. 연구·실험을 해보는 게 천성인 듯 해요”라며 웃는다.

성산지역은 도내 밭작물의 중심지역으로 복합영농지역이다. 밭농사가 80%이상이다.

“기후변화가 관건이서 안정된 영농이 힘들죠. 인력을 기계화할 수 있는 규모화한 대농이 아니면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밭 농업 90%이상은 임대농이죠”

제주지역 밭농업의 전망에 대해 ‘과잉생산에 대한 적절한 대책마련이 관건’이라고 현 대표는 보고 있다.

“도내 밭농업은 강원·전라도 등 육지부 생산량이 좌우됩니다. 올해는 태풍으로 변수가 있긴 하지만 도내 밭작물 대부분 과잉생산이어서 걱정스럽죠. 그래서 대파작목 선정이나 재배면적 조정이 중요한 데 이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죠”

앞으로 도내에서 가장 유망한 가을 대체작목을 묻자 ‘고구마’라고 현 대표는 서슴없이 강력 추천한다.

“고구마는 웰빙식품과 육지부 고소득 작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죠. 제주고구마는 수분이 많은 문제점이 있긴 하나 튀김용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죠. 대정 전분공장에서 무한정 받고 있어 비상품은 공장으로, 상품은 육지부로 보내면 돼요. 작목분산효과도 볼 수 있고요”

현 대표는 육지고구마를 실험해보니 가능성이 있어 현재 새 작목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귀띔한다.

현 대표가 재배하고 있는 감귤밭
FTA에 관해 현 대표는 “한·중FTA체결 때 농업인이 설 땅이 없을 것”이라며 크게 걱정한다.

중국 현지를 다녀온 현 대표는“중국 노지감귤이 현재 기술은 떨어지지만 대규모 단지화했고, 당도도 높아 앞으로 넓은 면적에서 쏟아질 경우 살아날 수 있겠어요”라며“다른 작목도 기술향상은 더딜지 모르지만 우리기술과 일본기술이 접목하고 있어 큰 위협이죠”라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제주의 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친환경적인 연구와 새로운 작목을 개발이 필수이죠. 정책적 뒷받침과 농가의 자구노력을 통해 도내 농산물을 중국·일본으로 수출하는데 주력함으로써 FTA를 타개해나가야 할 수 있다고 봅니다”라고 제시한다.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도내 환경이 좋아 한약재 등 소득작물이 많아 새로운 개발을 농해 소득화할 수 있도록 키워나간다면 살 길은 있다고 봐요”

그러나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는 대비자세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꼬집는다.

“친환경을 말로 할 뿐 관련 전문부서인 ‘친환경과’도 없지 않습니까. 정책적으로 제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말뿐이죠. 특히 현재 도내 농산물의 유통채널이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영농조합법인 95%가 없어진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죠”

현 대표는 무.당근.감자.콜라비.한라봉 등 복합영농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 바람은 고구마에 관한 집중적인 연구와 정책적 뒷받침을 꼽는다.

“고구마 재배를 대단위로 해서 제주도를 고구마단지로 바꿀 필요가 있어요. 농업기술원을 기술적인 쪽을 개발하고, 행정에선 저온창고를 마련하고 파종기·수확기 등 제반 기계를 구입을 지원품목에 넣어 유통·관리에 나서야 해야 합니다”

자신의 좌우명을 ‘도전과 창조’라고 소개한 현 대표는“농업은 어렵지만 꾸준히 도전하고 창조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새로운 작물을 개발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매진할 뿐이죠”라며 ‘앞으로 그 대상이 고구마’라고 힘줘 말한다.

<하주홍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