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엄마! 이 무덤은 누구 무덤이야?"
"엄마! 이 무덤은 누구 무덤이야?"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0.07.27 09: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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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제주시 일도2동 미화아파트 인근 놀이터..."이게 오름 조형물?"
'쌍둥이 무덤'의 괴담까지...홍보필요 절실, "안내판이라도 세워주세요"

제주시 일도2동 주택가 중심에 위치한 신산미화아파트 옆 15호 놀이터. 방과 후가 되면 인근에 사는 어린이들이 하나둘씩 몰려들어 한적했던 공원을 메운다.

그런데, 이 곳에 무슨 의도로 만든 것인지 알 길이 없는 조형물이 서있어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의아심을 갖게 만든다.

놀이터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두개의 작은 언덕과 둥그런 석탑을 두고 이르는 것.

일도2동의 설명에 의하면 지역만의 특색있는 공원을 조성하고자 친자연적인 '오름' 형태를 띈 조형물을 조성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오름을 떠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이 조형물이 무슨 의도로 만들어 진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지자 "글쎄, 잘 모르겠다"라던가 "무덤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보인다"는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조성의 취지를 설명해 주고 나서야 "오름이요? 그런 것도 같네." 정도의 반응을 보였을 뿐이었다.

26일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물론 나쁜 뜻으로 만들지는 않았겠지만 무슨 의도로 만들었는지를 모르니 보기에 썩 좋지 않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시각으로도 '친 자연적인 오름'을 떠올리기는 어려움이 있는듯 했다.

'작은 산'이라고 말하는 어린이가 있었던 반면에 몇몇 어린이들은 "이 것은 무덤이다"라고 단정지어 버리기도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동네에 사는 또래들 사이에서는 '이 놀이터에서 한 형제가 이지매를 당해서 죽었다. 그래서 생긴 무덤'이라는 둥의 괴담까지 돌고 있는듯 보였다.

이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 때문만은 아니어도 아이들은 이를 썩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다.

무리중 고참(?)쯤 되보이는 한 어린이는 "예전에는 놀이터에서 자전거도 타고 축구도 하고 놀았는데 이 무덤(오름 조형물)이 생기고 나서 자리가 부족해져 짜증났다"고 말한다.

오름 조형물도 그렇지만, 바로 옆에 서있는 둥그런 석탑도 아쉬움을 더했다. 특히 이 석탑은 완만하지는 않지만 운동신경이 뛰어난 어린이라면 억지로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경사면을 지니고 있어 걱정을 더하게 만든다.

2m를 훌쩍 넘는 석탑의 높이는 멋모르고 올라간 어린이가 안전사고를 당할 위험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날 놀이터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하다못해 안내판이라도 세워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며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이 조형물 근처에는 취지를 설명하는 안내가 부족했다. 친 자연적인 교육효과를 염두해 두고 설치했지만, 이 의미가 입소문으로 전해지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였다.

관계자는 조형물을 공사하던 중에는 이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었다고 말하지만, 완공된 이후 그마저도 자취를 감췄다.

굳이 안내판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들의 이해와 교감을 얻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은 숙제로 남아있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사업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지역 주민들과의 교감이 부족했던 점, 또 사업 시행후에도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점은 일말의 안타까움을 더한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가 독자여러분의 현장취재 제보를 기다립니다.(박성우 기자, 010-2039-0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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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 2010-07-27 15:03:05
석탑위에 올라가서
떨어지면 위험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