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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리뷰] 이끼
[시네리뷰] 이끼
  • 시티신문
  • 승인 2010.07.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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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영화 '이끼'는 충무로 승부사 강우석 감독이 가진 내공이 얼마만큼인지를 실감할 정도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은이 영화는 강감독의 첫 스릴러 영화이자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20년 넘게 오리지널 시나리오만을 고집해왔던 감독이 그것도 최근 몇년 간 후배 감독들을 위해 제작에만 전념해 왔던 그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간간이 터지는 웃음코드와 묵직한 연출력은 '역시 강우석'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관객들이 알고 가는 기본 스토리는 간단하다. 30년간 은폐된 마을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그곳을 찾은 유해국(박해일)과 마을의 이장이자 주민들의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는 천용덕(정재영)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이끼'의 주된 갈등이다.

평범하고 순하기 그지 없는 마을 사람들이 악덕 범죄자 였다는 실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영화는 사람의 본성은 선(善)이라는 학설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며 인간의 악함과 이기심이 얼마나 평화롭고 합법적으로 활개칠 수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영화 '이끼'가 무서운 점은 바로 그 사람들이 전혀 딴 세계에 존재하긴 커녕 바로 우리의 이웃이나 절친한 동료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다.

개봉을 앞두고 "단 한 컷도 버릴게 없다"는 강우석 감독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더불어 오롯이 캐릭터화 되어 스크린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배우들의 조합 또한 '이끼'를 보게 만드는 힘이다.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이희승 기자 / 저작권자 ⓒ 시티신문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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