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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혁명' 이석문, "아이들이 숨쉴 곳 찾아줘야죠"
'선거혁명' 이석문, "아이들이 숨쉴 곳 찾아줘야죠"
  • 윤철수 기자
  • 승인 2010.06.04 17: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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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교조 출신 교사의 첫 교육의원 진출 이석문 당선자
"5공시절 '삼청교육대', 교육계가 공개적으로 반성해야 할 일"

일선 교사직을 과감히 포기하고, 지난 6.2 지방선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석문 당선자(51).

일도1, 이도1.2, 삼도1.2, 용담1.2, 건입, 오라동을 아우르는 제2선거구에서 그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제주의 교육의원 선거에서 유일하게 전교조 출신으로 뚜렷한 진보적 성향을 띄고 있는 점 때문이었다.

'젊음과 변화'를 표방하며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핵심정책으로 내놓은 이석문 당선자는 경륜의 두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입성에 성공했다.

사교육없는 영어교육을 지향하는 학부모 모임인 '들엄시민' 대표인 그는 제주고등학교 교사, 친환경우리농산물 학교급식제주연대 상임대표, 전교조 제주지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의 당선을 두고 캠프 내에서는 "학부모들의 선거혁명"이라고 평했다. 현역 의원과의 경쟁에서 당초 예상을 거두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당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교육현실에 대한 변화 갈망'을 들었다.

"이제부터 시작이죠. 이제부터 변화는 시작될 겁니다. 우리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교육현실, 이 현실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도민들의 열망이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2학년만 되면 숨쉴 곳이 없는 교육현실, 이건 고쳐야죠"

정년퇴임 10년을 남겨두고 일선 교사직에서 사표를 내고 나왔던 이유도 당선 소감과 맥을 같이한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 합니다. 과거에는 중학교 2학년까지 숨쉴곳이 있었어요.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하면서. 그런데 요즘에는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사라져 버렸어요. 책을 읽고 싶어도 사교육시장으로 내몰리는 현실에서 가능하겠어요?"

그는 이번 선거에서 '건강한 체력'과 '독서습관', 이 두가지를 팩트로 해 교육현실의 변화 필요성을 줄곧 강조했다.

"10대 때 건강관리를 못한다면 커 나가면서 건강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어요. 건강이 중요하죠. 또 독서하는 습관, 고등학교에서 언어능력 등 전체적인 학습에 있어서도 독서습관은 매우 중요하죠. 그런데 지금 현실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심지어 초등학생까지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으니..."

이 당선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 두가지 팩트를 갖고 교육현실의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수적 성향의 양성언 교육감 당선자와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질문에 대해 그는 "정책논의에 있어서도 이 두가지 잣대를 갖고 합의볼 수 있다"고 말했다.

"큰 흐름 속에서 본다면, 이 두가지 잣대를 갖고 양성언 교육감의 정책방향도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월급 10만원 오르는 것보다, 사교육비 10만원 덜 드는게 중요하죠"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과제는 '사교육비 경감' 문제다.

"학부모들로부터 가장 얘기를 많이 듣는게 월급 10만원 오르는 것보다 사교육비 10만원 내리는 것이 훨씬 가정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정말 맞는 말이죠."

이 당선자는 "과거에 있었던 대입종합반이 고입을 위한 종합반으로, 지금은 초등학교에서도 일제고사를 위한 종합반까지 생긴 실정으로, 이것이 사교육시장의 흐름"이라며 "일제고사가 생기면서 학원도 교육보다는 '문제푸는 방법'으로 교육방식이 변해버렸다"고 현실을 꼬집는다.

일제고사와 1년에 8번을 시험보는 제도로 인해 사교육으로 내몰리고 있고, 사교육시장은 '문제 푸는 방법'을 가르켜 주는 곳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제도 하나가 얼마나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지를 실감케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사교육을 100%로 없앨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 당선자는 "바로 바꾸자고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큰 흐름속에서는 사교육시장은 예체능 중심으로 가야 한다게 그의 생각이다.

"학력과 관련해서는, 어쩔 수 없다면 고등학교 정도에 국한하도록 하는 것이 맞지, 중학생이나 초등학생들까지 학원으로 내몰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 "학생수 비례 배정예산제도, 이것부터 바꿔야"

교육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견제'에 좀더 비중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 제주도교육청의 교육정책은 자체 철학적 내용이 담겨 있다기 보다는 중앙정부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봐요. 혹은 자기 철학 속에서 재해석되는 일 없이, 어쩌면 선출직이라는 의미가 없이 임명직 교육감과 같은 것이 정책을 집행하는 경우도 많았죠."

그는 "지금 당장 교육감이 해야 할 일은 다른 시.도 교육감과 함께 예산 배정에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종전 학급당 비율로 배정되던 예산이 지금은 학생수 중심으로 배정되다 보니 대도시 중심으로 편중되고 있어 이를 바로 잡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 예산배정 문제는 지역균형발전으로 봐야지, 돈의 효율성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교육청 뿐만 아니라 도정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같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기초자치단체가 없어진 것을 큰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5공시절 '삼청교육대', 교육계가 공개적으로 반성해야 할 일"

인터뷰 말미에 이 당선자는 다소 단호한 어조로 시국적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 첫번째가 5공시절 제주 고등학생들을 삼청교육대로 보냈던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문제다.

그는 "유신시대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5공시절 삼청교육대로 보내졌던 학생들에 대해 교육계가 침묵했던 부분은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연장선상에서 현재 시국선언 교사와 정당가입 교사에 대한 징계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국선언이라든지, 정당가입 문제는 법리적 부분은 법리적 판단이 끝난 다음 징계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법리적 결정이 이뤄진 다음 징계절차를 해야 한다는 것, 이건 상식입니다."

이 당선자는 "이 문제는 교육청 당국과의 대립적 측면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상식을 제대로 지킬 것이냐 하는 문제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로는 '인사 비리'에 대한 우려감의 표명이다.

그는 "과거의 문제를 너무 빨리 잊어버리는 것 같은데, 서울시교육청의 비리를 보면서 불과 7년전 제주에서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양성언 교육감이 훌륭히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인사문제와 같은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예방조치'의 차원에서 자신의 교육의원 활동을 바라봐줄 것을 당부했다.

이 당선자는 "저를 뽑아준 이유도 교육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런 문제를 잘 견제해달라는 의미가 담겨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의원 선거기간 중 교육현안이 선거이슈로 쟁점화되지 못하고, 도지사 선거 등에 밀려 관심도가 너무 낮았던 점을 아쉬움으로 든 이 당선자.

그는 이번 선거기간 중 '제주희망교육 만들기 프로젝트' 등 많은 공약을 제시했다.

그가 표방한 '젊음과 변화'가 앞으로의 의정활동에서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 지, 제주 최초 전교조 출신 교사의 의회 입성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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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길 2010-06-07 21:36:53
이문석의원님당선을먼젙축하드리고 저는 중1학생을둔학부모입니다 딸얼굴보기가힘들정도에요 학생들을 사교육으로내모는것같아서 먼져 우리나라가선진국으로 갈라면 초기교육이중요하다고 생각이듭니다 하지만 우리교육현실은 그것은 뒷전이고 오로지 공부 등수 수능에만메달려있읍니다 왜 언제부터 이렇게됬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교육이란건 기초질서 도덕 예의
범절 부터인데 선진국으로가는국민성은 뒤젼이고공부성적도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