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사전검열"vs"공공성 훼손 방지"
"사전검열"vs"공공성 훼손 방지"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4.18 14: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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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아일랜드-제주도 간 '예술영화 전용관' 마찰

제주특별자치도가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운영하기로 한 '코리아극장'을 두고 사단법인 제주씨네아일랜드와 마찰음을 내고 있다.

마찰은 제주도가 지난 3월8일 '도심재생 프로젝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주시 칠성로에 위치한 코리아극장 2관, 3관을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촉발됐다.

앞서 씨네아일랜드는 지난 2008년 하반기, 문화의 공공성과 다양성 그리고 관객의 문화향유권을 위한 문화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제주 구도심지역에 민간예술영화 전용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주도에 공공자금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는 씨네아일랜드가 제안한 예술영화 전용관 사업에 전문운영단체가 아닌 '구도심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프로그램을 이용한 도심재생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제주영상위원회에 공공지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씨네아일랜드는 공공지원자금 집행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제주도는 도지사인 김태환 지사가 위원장으로 있는 제주영상위원회에 돈을 집행해야함이 마땅하다고 맞섰다.

또 제주도는 '문화프로그램을 이용한 도심재생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제주영상위원회에 공공지원자금을 선집행한 후, 코리아극장과 임대차계약을 맺기로 했다는 게 씨네아일랜드의 주장이다.

임대차계약이 맺어진 코리아극장은 다시 제주영상위원회를 통해 씨네아일랜드와 재계약을 맺었고, 씨네아일랜드의 예술영화상영사업은 코리아극장 2, 3관을 빌리는 임차료 2000만원을 제주도로부터 지원받게 됐다.

# "지역주민 정서와 미풍양속에 저촉되는 프로그램이 뭔가?"

문제는 상영관 임차를 위한 임대차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제주도가 내건 '제주도가 지향하는 정책에 부합되고 지역주민 정서와 미풍양속에 저촉되지 않는 프로그램 운영을 원칙으로 한다'는 조항.

이에 씨네아일랜드는 18일 성명을 내고 "공공지원자금을 빌미로 민간단체사업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사전검열 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씨네아일랜드는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조항으로, 대관료만을 지원하면서 운영권 전체를 침해하려는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것"이라며 조항의 전면 삭제를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에 제주도는 '지역사회와 주민정서에 반하지 않는 프로그램 운영을 원칙으로 한다'로 조항을 수정했으나, 씨네아일랜드는 "이같은 기준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전면 삭제를 거듭 요구했다.

씨네아일랜드는 "다양성 영화, 예술 영화를 상영함에 있어서 어떠한 프로그램도 제주도의 제재 및 제한을 받을 수 없다"면서 "공공지원자금을 빌미로 민간단체사업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사전검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사전검열 아니...공공성 해치지 않기 위한 조항"

씨네아일랜드의 '공공지원자금을 빌미로 민간단체사업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사전검열 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사전검열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이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주민정서에 반하지 않는 프로그램 운영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조항은 단지 '식코(미국 민간 의료 보험 조직인 건강관리기구의 폐해에 대해 폭로.비판하는 내용의 영화)'와 같이 문제가 되는 영화를 제재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조항 삭제는 제주도의 입장에서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코리아극장은 1관의 경우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버 극장 그리고 청소년 대상 영화를 상영하는 '찾아가는 영화관'으로 운영된다"며 "그런데 같은 극장의 2관과 3관에서 특정단체가 사회비판적인 영화만을 지속적으로 상영하면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조항을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자율성은 주되 치우치지 말도록 하는 조항'이라는 설명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면서 맞춰나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 "난타 전용관으로 전락한 영상미디어센터 돌려달라"

씨네아일랜드는 '난타 전용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제주영상미디어센터'를 두고도 제주도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씨네아일랜드는 "제주도가 제주영상위원회에 운영위탁을 맡긴 제주영상미디어센터를 관광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제주도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난타 전용관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약 당시, 제주도민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예술극장 사용 일주일 전에 대관 신청을 하면 언제든지 제주도민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노근리 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연못' 시사회 이용을 위해 대관 신청을 했으나, 난타 공연 스케줄 문제로 대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씨네아일랜드는 "이는 제주도민들이 주체적으로 마련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제주영상미디어센터가 그 목적과 취지를 상실한 채, 난타 공연만을 위한 공간으로 방치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난타 전용관으로 전락한 영상미디어센터를 제주도민의 영상문화 공간으로 즉각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난타 공연장은 일주일 전에 대관요청을 하면 누구나 빌릴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이 공연장은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곳이고 관광객들의 일정은 조정이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번과 같은 경우가 조정이 되지 않아서 대관해 줄 수 없던 경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코리아극장이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운영되면 이러한 점이 보강될 것으로 본다"며 "누구든지 원하면 언제든 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씨네아일랜드는 지난 13일 '작은연못' 시사회를 시작으로 '사전검열 행위 중단', '영상미디어센터 환원', '독소조항 전면 삭제' 등을 담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다음은 '제주특별자치도 영상문화정책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전국영상문화예술인.제주시민단체.제주도민 일동.

(사)영화인회의, (사)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여성영화인모임,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서울독립영화제, (사)인디포럼작가회의, 문화연대,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강릉: 강릉씨네마떼끄, 강릉시민영상제작단, 강릉공공미디어센터설립추진협의회(준) 고양: 어린이청소년을위한멀티미디어센터 <도토리미디어 사랑방> 광주: 광주전남미디어주권네트워크(광주전남문화연대, 광주경제정의 실천시민연합, 참여자치21, 광주여성민우회광주환경운동연합, 광주여성의전화, 전남대미디어교육센터, 광주영상미디어센터, 광주전남미디어행동연대, 참교육학부모회광주지부, 광주흥사단), 열린미디어연대, 호남노동미디어활동단 <필>, 광주전남민언련영상분과, 미디어활동가 김우경 대구: 대구영상미디어센터설립준비위원회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사)교육영상기획 <눈>, (사)대구 민예총, 참언론대구시민연대) 대전: 대전미디어센터설립추진위원회(대전독립영화협회, 대전충남민언련, 대전참교육영상집단, 시네마떼끄대전) 마산창원: 시청자주권을위한경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톨릭여성회관, 경남민언련, 경남여성회,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여성다큐<고함>,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창원YMCA, 창원여성의전화, 마창진참여연대, 참여자치연대, 환경련, 마산 YWCA, 민주노총마창지부, 마창여성노동자회, 일여성예술, 전교조마산지회, 참 교육학부모회, 진해여성의전화, 살류쥬, 경남한살림), 경남독립영화미디어연대, 시청자 주권실현을 위한 경남시청자영상제작단 부산: 부산시청자주권협의회, 부산독립영화협회 부안: 부안영화제 조직위원회 부천: 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꾸마> 서울: 관악미디어공동체 <동동>, 공동체라디오운동연구집단 <씨알>, 민중언론 참세상,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은평시민넷 성남: 성남영상미디어공동체 늘봄 / 울산: 민주노총울산본부, 울산노동뉴스, 울산미디어연대(민예총 울산지회,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함께', 울산여 성의 전화, 울산여성회, 울산청년회, 울산여성정책센터, 영상집단 '아리랑', SK노동조합, 문화예술센터 '결'), 울산정보미디어공동체(울산노동뉴스, 노동 자정보통신지원단, 공동체라디오추진위, 울산노동미디어네트워크 원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원주지부영상사진갈래위원회, 원주청년회미디어동아리<바름소리> 인천: 인천미디어운동네트워크[준] 전주: 전주시민미디어센터<영시미>, 퍼블릭액세스실현을위한전북네트워크(전북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시민행동21, 전북여성단체연합,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전주시민회, 민주노총전 북본부, 전농전북도연맹, 전교조전북지부, 전북시민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경실련, 익산참여자치연대,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생명평화기독인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인터넷대안신문<참소리>, 전주독립영화협회) 진주: 독립영상미디어센터 <진주> 천안: 천안시사회복지협의회 영상미디어정보센터 청주: (사)충북민예총 영화위원회, 씨네오딧세이, (사)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액션V제작팀(강수연, 이혜린), 광주극장, 대전아트시네마, 대구동성아트홀, 부산국도&가람예술관, 안동중앙시네마, 제주: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제주독립영화협회,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제주씨네아일랜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제주도지회(지역은 가나다순, 지역 내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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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as 2011-10-29 13:30:32
Hats off to woheevr wrote this up and posted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