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마녀사냥식 정치테러에 분통"
민주당 복당을 계기로 해 중앙정치권을 중심으로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13일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날 오후 3시 제주시 광양로터리 동쪽 하나은행 건물앞에서 열린 우근민 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우 전 지사는 옥외 연설과 장내 개소식 행사에서 이 문제에 대해 "결백하고 억울하다"는 말로 현 논란이 '마녀사냥식 정치테러'임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지지자들이 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에서부터 길게 인도변에 들어서 있고, 맞은편 인도에도 지지자들이 몰려들자 이에 화답한 후, 짤막한 옥외연설을 이어나갔다.
시종 밝게 웃는 모습으로 부인과 함께 답례하며 손을 흔들어보이던 우 전 지사는 정작 연설이 시작되자, '성희롱 논란'을 얘기하면서는 잠시 말을 중단한채 울먹거리기도 했다.
그는 "(지금의 성희롱 논란은) 정치적 전략에 의해 이뤄지는..."이라며 말을 잠시 중단하다가, "참으로 힘들지만 꼭 당선돼 여러분들의 지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에서 진행된 사무소 개소식에서 우 전 지사는 다시 이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오늘 기대 이상으로 많은 도민들이 저를 지지해 주기 위해 오신 것을 보고 제가 좀 흥분했고, 기쁨에 말을 잇지 못하겠다"고 말한 후, "지난 6년여간 마음에 응어리진 하고 싶은 말을..."이라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참석자들이 박수와 함께 다시 말을 이어간 우 전 지사는 '코리아 보다 유명한 제주를 키우겠다'는 슬러건의 3대 비전과 7대 전략을 밝힌 후, 말미에 성희롱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결백과 억울한 사연, 다시한번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심정"
"저의 인격과 명예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다"며 말문을 연 그는 "저 우근민, 성범죄 전력 갖고 있지 않다. 더더욱 성추행범은 결코 아니다"며 "2002년 5월7일, 검찰이 뭐라고 발표했나?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고 말하며 성희롱 논란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검찰에 고소도 제가 직접 했고, 법원에 대한 행정소송도 여성부의 결정을 받아들이 수 없어 제가 낸 것"이라며 "그 사람들이 낸 것이 아니다. 제가 억울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국가기관에 잘잘못을 바로 잡아달라고 호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물론, 법원은 저의 결백을 믿어주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저는 아직도 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저의 결백과 억울한 사연을 다시한번 냉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항변했다.
또 "검찰도 국가기관도 법원도 국가기관"이라며 "같은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 국가기관들인데, 동일한 사안을 놓고 견해와 판단이 왜 서로 다른 것인지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우 전 지사는 "저는 우리 제주도민들이 판단과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 저의 문제로 도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마녀사냥식 정치테러...당당히 심판받겠다"
중앙정치권을 중심으로 해 불붙고 있는 성희롱 논란 재연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의 말을 빌려 '정치테러'라고 표현했다.
그는 "저를 향해 중앙 정치권을 중심으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마녀사냥식 정치테러에 대해 가만히 그대로 둘 것이냐 하면서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많이 만난다"며 "저도 안타깝다. 전국 16개 시.도 중에 가장 작은 지역의 정치인이라고 너무 함부로 대하는 것은 아닌지 분통이 터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꾹 참아왔다. 저를 믿어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도민들에게 당당한 심판과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화살, 제가 모두 막아내겠다...당당한 자세로 반드시 승리"
우 전 지사는 인사말을 마무리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여러분들의 성원과, 저에 대한 믿음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쏟아지는 화살, 제가 모두 막아내겠다. 뚫고 앞으로 전진하겠다. 당당하고 떳떳한 자세로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제주, 코리아보다 더 유명한 제주를 만들겠다"며 도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호소했다.
#개소식 행사에 많은 인파 몰려...3명 국회의원, 중앙당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아
이날 개소식 행사에는 행사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선거사무소를 중심으로 해 인도변마다 인파가 발디딜 틈 없이 몰렸다. 이 일대 도로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극심한 차량정체 현상을 빚었다.
행사에는 김병립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 대거 참여했고, 민주당 관계자, 그리고 장애인단체를 비롯해 직능단체 대표 등도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인 김우남 의원을 비롯해 강창일.김재윤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등은 화환을 보내왔으나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우 전 지사의 복당과 관련한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독자적 목소리'를 내며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론을 거론하는 김우남 의원의 불참은 예견됐다.
김재윤 의원은 국회 일정으로 외국시찰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는 개소했으나, 고희범 예비후보(전 한겨레신문 사장)가 우 전 지사의 복당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 후보경선이 원만하게 치러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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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