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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과 장애인 잇는 다리 될게요"
"비장애인과 장애인 잇는 다리 될게요"
  • 조승원 기자
  • 승인 2010.01.28 15: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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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희망이야기]③사회적기업 '일배움터'의 꿈

지난 2006년 565만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해마다 매출액이 상승, 지난해 2억원을 돌파한 사회적기업이 있다.

사회복지법인 제주가톨릭사회복지회의 운영법인으로 운영되는 '일배움터(원장 최영열)'는 매출 상승뿐만 아니라 제주도내 장애인의 직업 능력과 수준 향상에 힘쓰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라고도 불리운다.

제주시 화북동에 위치한 일배움터.

28일 오후, 일배움터 도자기공방이 뿜어내는 열기는 제법 쌀쌀해진 날씨를 녹이고 있었다.

도자기공방에서 만들어진 도자기 등의 제품은 기념품 및 선물용으로 팔려 나가고 개별 및 단체에 도자기 제작 체험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일배움터는 직업능력이 낮은 중증장애인에게 취업을 위한 직업적응훈련과 일정기간 보호적 조건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보호고용을 실시할 뿐만 아니라 이에 상응하는 노동의 대가를 지급한다.

그렇게 일배움터에서 고용돼 일자리를 찾은 근로장애인은 지적, 지체장애인을 포함해 20명. 훈련중인 실습생도 12명에 달한다.

임혜영 직업재활팀장은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직원 모집공고를 내면 복지관을 비롯해 특수학급 졸업자나 재가장애인들의 신청이 몰리지만 필요로 하는 인원은 정해져 있어 다 뽑지 못하는게 안타까워요. 고용되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다시 집에 머물러여 하고 그렇게 되면 그 부모들의 걱정은 커지는게 문제죠."

장애인 복지시설인 '애덕의 집'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최영열 원장은 일을 할 수 있는 장애인은 많은데 비해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못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 법인차원에서 작업장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업장이 모토가 돼 지금에 이르게 된 일배움터는 중증장애인의 자활기반을 도모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그 목적을 두고 운영중에 있지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최영열 원장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대부분의 장애인 인력의 작업 능력이 비장애인에 비해 모자란 것이 사실"이라며 "모자란 부분을 사회복지사나 직원들이 보충해 주고 있지만 지원이 부족해 고용을 늘리기도 버거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일배움터 추진 사업으로 더 많이 벌어 더 많이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해 주고 싶지만, 복지예산이 넉넉하게 지원되지 않아 힘들다"며 "국가나 도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해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 "도자기, 꽃, 성물...못 만드는게 없어요"  

지난 2005년 12월 설립된 일배움터는 지난 2008년 말 노동부와 제주도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또 지난해 1월 23일에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중증장애인생산품시설로, 4월 14일에는 장애인생산품(화훼류)으로 인증했다.

최영열 원장을 비롯, 직업훈련교사 3명, 생산판매관리기사 1명이 꾸려나가는 일배움터는 '도자기 공방'과 '일배움터 화원', '사랑나눔 성물방', '유기농 감귤 농장' 등의 사업으로 지난해 매출액 2억원을 달성했다.

일배움터는 '일배움터 화원' 운영으로 수공예 도자기 화분과 각종 원예작업을 통한 상품을 생산하고 꽃배달사업, 원예치료도 실시하고 있다.

임혜영 팀장은 일배움터 화원 매출 향상을 위해 도청이나 시청 등 유관기관을 찾아가 홍보를 벌이고 있지만 홍보한 건수에 비해 판매된 건수는 턱없이 모자라 한숨을 지었다.

"홍보가 부족한 면도 있지만, 동종업체가 일배움터를 경쟁 하는 것은 더 힘들어요. 기업이라는 시각이 아니라 편견없이 장애인들과 함께 무언가를 해 나가는 가치있는 기관이라고 봐줬으면 해요."

제주대학교병원 지하에는 '플라워샵'을 운영, 꽃바구니, 도자기 화분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일배움터 화원 뒷켠에 마련된 농산물사업단 '푸른제주'의 작업장에는 감귤세척 작업과 무 건조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 농가가 지원해주는 1500kg가량의 고품질 무를 건조해 상품화시킨 무말랭이는 '100% 유기농'을 자랑한다.

일배움터는 또 직업능력이 낮은 중증장애인에게 취업과 작업반전이를 위한 직업적응훈련의 하나로 '작업활동프로그램반'도 운영해 중증장애인의 사회참여에 앞장서고 있다.

# 일배움터는 '미래진행형'

일배움터의 계획은 아직 '진행형'이다.

원예사업단 영역을 확대하고 농산물사업단 마케팅을 통해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고 중증장애인에 일자리를 제공해 안정적 고용창출을 꿈꾸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증장애인 20명 고용 및 매출 3억원 달성, 2011년에는 고용폭을 늘려 30명 고용, 매출 5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우선시돼야 할 것이 있다는 최영열 원장.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이 잘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인식의 개선인 것 같습니다. 매출이 높다는 것을 기업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좋은 뜻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니까 사람들이 알아줘서 매출도 같이 오르는 것이라는 식의 인식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배움터의 '미래형'은 홍보 활성화를 위한 온라인시장 개척이다.

일배움터 홈페이지를 강화해 쇼핑몰을 운영하겠다는 최 원장은 "홈페이지 제작, 강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지만, 비용 마련에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동참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일배움터는 그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도자기, 꽃, 무말랭이 등으로 수놓아진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잇는 다리를 연결하고 있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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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독자 2010-01-28 19:48:19
미디어 제주에서 캠페인 한 번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