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감기증세에 타미플루 복용, "영 찜찜하네~"
감기증세에 타미플루 복용, "영 찜찜하네~"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11.02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취재파일] 신종플루 '타미플루', 감기환자들의 '고민'

지난 주말인 1일 모처럼 쉬는 날이지만 쌀쌀해진 날씨와 지난 주 좀 무리를 한게 있어 감기가 심해져 하루종일 집안에서 꼼짝하지 않았던 김모씨(26. 제주시 일도2동).

신종플루가 아닌가 의심하기는 했으나 열도 나지 않고 병원에서도 감기라고 해 그냥 감기약을 먹고 있었으나 그의 어머니는 못내 불안했는지 본인이 병원에서 처방 받아온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먹으라고 했다고 한다.

어머니 자신은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아들이 직업상 바깥활동이 많아 신종플루에 걸릴 위험이 높다며 복용을 권했던 것이다.

아들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뒀다는 김씨는, 이런저런 고민 끝에 타미플루 보다는 감기약을 복용하기로 했다.

가벼운 감기증세에도 '신종플루'로 의심받는 풍토 때문에 요즘 환절기 감기환자들은 주변의 '눈치밥'을 먹어야 한다고들 토로한다. 병원에 가서도 자신있게 감기 때문에 왔다고 말하기가 두렵다고 한다.

신종플루 검사를 받지 않고 단순 감기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타미플루 복용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한다. 확진환자들이 이미 처방받은 그 약을 다른 가족에게 건네주는 김씨 어머니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례다.

그러나 신종플루가 아니라 단순 감기환자에게 타미플루는 '예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의학계에서는 '노(NO)'라고 말한다.  타미플루는 신종플루에 걸린 후에 치료를 위해 먹는 항 바이러스제로 신종플루가 체내에서 증식되는 것을 저지해 바이러스의 활동성을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예방에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에서 타미플루를 복용하게 되면 타미플루에 대한 내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런 가능성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대해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아닌 의심환자에게도 타미플루를 처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해 신종플루가 아닌 일반 독감환자가 타미플루를 복용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의료 관계자들도 신종플루 확산을 위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타미플루에 대한 오남용에 의한 변종 바이러스와 내성발생의 가능성, 그리고 타미플루의 처방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는 타미플루가 떨어지면서 정작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어떤 약이던지 정확하게 알고 먹지 않으면 오남용에 의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신종플루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타미플루가 어떤 약인지 정확하게 알고 먹어야 할 것이다.

타미플루는 아까 말한 것처럼 항 바이러스제로 예방약이 아닌 치료약이다. 타미플루에 의한 신종플루 예방효과는 전혀 없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타미플루를 먹기 보다는 손 씻기 등의 위생활동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신종플루의 확진판정을 받아 타미플루를 처방받았을 때는 반드시 처방 받은 양을 모두 먹을 것을 권한다. 타미플루를 복용하면서 신종플루의 증세가 약해졌다고 복용을 멈추게 되면 신종플루가 타미플루에 대한 내성을 가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설명이다.

신종플루는 신종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감염력이 높고 고위험군의 경우 사망자도 생길 수 있는 병이다. 하지만 신종플루는 감염된다고 해도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니고 정확하게 치료를 받으면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이다.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약물복용을 과잉적으로 행하는 사례가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경계는 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공포감에 사로잡혀 사소한 감기증세에 타미플루를 복용하는 오남용 또한 금물이다.

감기환자의 고민. 신종플루란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보다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그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미디어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