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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쥐" 주연 송강호 & 김옥빈
영화 "박쥐" 주연 송강호 & 김옥빈
  • 시티신문
  • 승인 2009.04.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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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영화…이토록 애잔할수가 ...영화 "박쥐" 주연 송강호 & 김옥빈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는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고 뱀파이어가 된 신부(송강호)가 친구의 아내(김옥빈)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남편을 살해하자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복수는 나의 것""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박찬욱 감독과의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송강호와 파격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옥빈을 지난 17일, 뱀파이어가 절대 활동할 수 없는 시간인 정오의 한 한적한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 송강호 ··················
인간적 감성 깃든 뱀파이어 역
사랑이란 감정 담아 더욱 강렬
리코더 부는 장면 기억에 남아

▶ 송강호 "이렇게 애잔한 영화에 내가 출연했다고?"
10년전이었다.
"공동경비구역JSA"를 한창 찍고 있을 무렵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박찬욱 감독이 뱀파이어 영화를 만들겠다며 간단한 줄거리를 들려줬다.
느낌은 신선했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좀처럼 만들어지기 힘들 거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여러 번 각색되긴 했지만 결국 "박쥐"라는 시나리오가 완성돼서 나왔더라고요. 시사에서만 보고, 완성작은 아직 못 봤지만 확실히 기대 이상으로 나왔어요. "사랑"이란 감정이 들어가서 인지 훨씬 부드럽고 애잔해서 보는 내내 너무 놀랐어요. 정말 대단한 영화예요." 영화를 하면서 북극체험도 해보고("남극일기") 레슬링도 배워봤지만("반칙왕") 정작 인연이 없었던 와이어를 타본 것도 "박쥐"가 처음이었다.

"일단 벽을 타야 되니까.(웃음) 긁히고 다치는 건 예사였죠. 하지만 자기가 살기 위해선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아이러니를 느끼는 뱀파이어인데, 그 흔한 송곳니도 안 나오고 리얼리티를 살려야 한다는 게 가장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 배우 중 가장 인상적인 웃음을 가진 송강호는 "박쥐"에서의 복병으로 리코더 연주를 뽑으며 연신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다.
극중 자신이 맡은 상현이란 인물이 부는 리코더 장면은 그의 인간적인 고뇌가 드러나는 대목. 그러나 전문가를 붙여서 연습한 뒤에도 연주하는 시늉만으로 장면이 완성될 거란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아주 완벽하게 마스터하지 않으면 손과 연주가 따로 노는 게 바로 리코더란 악기더라고. 10살짜리 딸이 저보다 더 잘 불어서, 같이 연습도 하고, 현장에서 얼마나 연습했는지 몰라요. 관객들에게 추천할 명장면? 더도 말고 내가 리코더 부는 씬. 엄청 연습한 결과물이라니깐."

<;<; 김옥빈 ··················
야행성 체질이라 밤 촬영 거뜬
파격적 노출? 그건 문제안돼
마음껏 연기 짜릿한 경험

▶ 김옥빈 "태주를 떠내 보내고 싶지 않다.
"
영화 "1724기방난동사건"을 끝내고 집에서 쉬면서 점차 늘어지고, 지쳐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박찬욱 감독님과 미팅이 잡혔을 때도 "설마 한번에 캐스팅되겠어"란 마음으로 편히 나가 와인 두 병을 나눠 마셨다.

"많은 분들이 파격변신에 대해 말을 하시는데, 사실 노출은 중요하지 않아요. 너무 강렬하고 멋진 작품이니까. "박쥐"는 지친 상태에서 배우에게 되려 힘을 주는 마력의 시나리오였어요. 주변에서는 유부녀 캐릭터를 맡아 좀 걱정을 하시지만.(웃음) 전 영화가 끝난 뒤에도 태주를 보내고 싶지 않네요." 완벽한 야행성 체질인 김옥빈에게 촬영장은 곧 집이자 안식처나 같았다.
소재와 배경특성상 자정이 넘어서 진행되는 스케줄은 언제나 밤 10시만 되면 눈이 반짝거려지는 자신에게 최고의 컨디션으로 촬영하도록 해주는 보약이나 다름없었다.

"감독님도 저랑 같은 체질인데, 송강호 선배님이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라 너무 힘들어하셨죠. 특히 베드신의 강도가 세다고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 촬영하는 날도 저는 선배님의 기를 받은듯한 느낌이었어요. 수천 가지 표정이 들어있는 눈을 보고 연기하는 그 느낌이란 정말 배우로서 쉽게 경험하기 힘든 순간이었죠."
모든 여배우들이 탐내 했지만 파격적인 노출로 고사했다는 "박쥐"를 끝내서 일까. 19살 차이나 나는 선배라면 분명 주눅들만도 한데 김옥빈의 표정에서는 거침없는 당당함이 느껴졌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그래서 어떻게 할건데?"라고 물어보는 그 순간이 너무 짜릿해 "영화를 찍는다"가 아니라 "마음껏 놀아본"느낌이 먼저 드는 것도 "박쥐"에서 건진 수확이다.

"언제나 스타보다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연기하기 전에 치열하게 토론하고, 내 연기를 먼저 봐주기를 원했는데 너무 운 좋게도 이번 영화에서 모두 이뤘고요. 찍고 나서 이렇게 에너지 넘치게 해주는 영화는 "박쥐"밖에 없을 것 같아요."
사진=노시훈 기자
시티신문/이희승 기자


<이희승 기자 cool@clubcity.kr/ 저작권자 ⓒ 시티신문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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