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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고 '생각대로', "희망의 슛을 쏜다"
휠체어 타고 '생각대로', "희망의 슛을 쏜다"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04.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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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장애인휠체어 농구단의 '희망 슛'

"공돌려 공, 패스!" "나이스 슛"

농구장에 경쾌한 드리블 소리와 함게 선수들의 우렁찬 함성이 울려퍼진다. 탐라장애인복지관 3층에 위치한 농구장에서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휠체어를 타고 쏜살같이 코트를 누비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휠체어 농구단이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홀트배 제15회 전국 휠체어 농구대회의 참석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습은 쉬는 시간이 거의 없이 혹독하게 진행됐다. 빠르게 코트를 질주하다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휠체어끼리 부딪히면서 넘어지고 골 밑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너무나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이 농구단의 주장을 맡고 있는 송창헌 씨 그는 지난 2003년 휠체어 농구를 처음 접한 후 푹 빠져버렸다고 한다.

"휠체어를 타고 하니까 직접 뛰어다니는 것보다 빠르고 부딪히면 넘어지고 구르면서 심하게 다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다 휠체어 농구의 매력이죠"

그는 씩씩하게 말하고는 다시 휠체어를 움직여 코트를 누비기 시작했다.

연습이 진행되던 중 유독 한사람이 눈에 띄었다. 키도 작고 몸집도 작은 선수였지만 어느 선수들보다 열심히 달리고 가장 큰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올해로 4년째 휠체어 농구를 하고 있다는 권오상 씨, 그는 9년전 산업현장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척수마비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가 없게 됐다.

권 씨는 사고 직후 밖으로 나오지 않고 방안에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사고가 나서 갑자기 장애인이 됐을때는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방안에서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완전히 폐인처럼 지냈죠. 그 때 건강도 많이 해치고요."

그는 휠체어 농구를 시작한 후 제 2의 인생을 살게 됐다고 한다.

"4년 전 지금 팀의 주장을 맡고있는 창헌씨에게서 휠체어 농구를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어요. 그래서 휠체어 농구를 시작했지요. 그렇게 횔체어 농구를 하다보니 많이 달라졌어요. 농구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까요. 그 후 건강도 회복하고, 대학 졸업과 취직까지 했어요. 지금은 정말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휠체어 농구단은 전국 약30여개의 휠체어 농구단 중 대회마다 순위권에 드는 강팀으로 올해는 우승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휠체어 농구단의 감독을 맡고 있는 송영석 감독은 "지난 대회에서는 아쉽게 메달획득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반드시 우승할 각오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애의 아픔을 딛고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코트를 누비고 있는 선수들. 올해 대회에서는 반드시 우승해 그들의 얼굴에서 땀 대신 기쁨의 눈물이 흐를 수 있도록 기원해본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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