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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편향' 홍보물에, 영리병원 도입 '실격패'?
연이은 '편향' 홍보물에, 영리병원 도입 '실격패'?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04.06 11:3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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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도당국의 영리병원 홍보물 '일구이언'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도민 반대로 무산된 국내 영리법인 병원(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도민설득 방법에 있어 '일구이언' 격으로 일관하면서 이의 논의를 한단계 진전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방법상의 문제'를 노정시키고 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지난 제주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 제주 개최시 정부에서 특별자치도 다운 특별한 자치도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확고한 지원의지가 있었다"면서 "이번 4단계 제도개선의 주요 사항인 투자개방형병원, 내국인 카지노, 조세제도 변경 등이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홍보보다는 있는 그대로 도민에게 알려서 도민들이 현명한 판단이 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즉, '일방적인 홍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알리라'는데 강조점을 둔 것이다.

올해 초에도 김 지사는 영리병원에 대해 긍정적인 내용, 부정적인 내용을 모두 인터뷰해 그대로 실은 동영상을 만들어 도민들에게 보이고 도민들로 하여금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이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관제홍보'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은 선례를 의식한 것이다.

그러나 김 지사의 이러한 입장은 실제 업무집행 과정에서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겉으로는 '일방적 홍보'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일방적 홍보'를 일구이언적 행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제작한 홍보동영상물을 당초 계획과는 달리 '찬성 일색'으로 제작했다. 또 최근 제작한 '투자개방형 병원이란?'이란 제목의 영리병원 홍보만화책자 역시 찬성 일색이다.

영리병원 도입 반대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부작용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 설명도 없이 "투자개방형병원 설립 허용은 공공의료의 붕괴와 의료민영화 등과 연관짓는 것은 막연한 우려에 불과하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영상물에서도 막바지에 언급했던 것처럼, 이번 홍보만화책자 역시 '우주선 발사기지 유치 실패'란 해묵은 선례를 또다시 들추어내고 있다. 더욱이 이 우주선 발사기지 유치가 왜 실패했는가에 있어서도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검증없이, 마치 시민단체가 반대해서 물건너갔었다라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특히 이 문제의 경우 당시 제주도당국이 행정적인 판단에 따라 유치를 포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 영리병원 문제와 교묘히 결합시켜 반대여론에 밀려 포기한 것처럼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점입가경식으로 영리병원 도입을 찬성하는 특정단체에게 '예산 뒷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제주도당국이 겉으로는 '있는 사실 그대로'라고 하면서도, 내면에 들어가서는 '일방적 여론몰이'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4단계 제도개선 과정에서 이의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한다.

제주대의 모 교수는 "정책결정을 함에 있어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기 위해서는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정책판단 근거자료를 제시한 후, 도민들 스스로 판단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번 제주도당국은 방법적인 면에서 이미 '불공정' 사례를 남겼다"면서 "불공정한 근거자료를 내놓으면서 도민들에게 제대로 판단하도록 요청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모 교수는 "사회조사방법론적인 측면에 있어 편향된 자료를 내놓으면 도민공감대를 위한 토론에 부치겠다는 것은 이미 '실격패'한 것에 다름없다"면서 "정확한 사회조사를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검증된 자료를 작성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영리병원 홍보물의 '편향성'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당국은 6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앞으로 이의 내용을 갖고 도민 설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도민공감대 형성을 위한 사회단체 등 자율적인 참여분위기를 호가산시키고 세미나나 정책토론회, TV토론 등에 적극 참여해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회단체, 각종 기회 교육시 이 홍보물을 자료로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방적 여론몰이'가 준비되면서, 성숙된 토론을 통한 이의 논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시되는 자료의 '편향성' 논란으로 토론에 들어가기도 전에 '불공정' 시비로 제주사회는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우려된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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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늘 2009-04-07 21:58:11
있는 그대로를 도민에게 알려 도민들과에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던 김지사에 이런 안하무인한 업무집행 과정은 도민들을 팔푼이 취급하는것과 같습니다.
이런 공무원들에 눈가리고 아웅하는식에 업무집행 과정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하늘 2009-04-07 21:50:21
도민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알려주어서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던 김지사에 안하무인한 업무집행 과정은 도민을 맹인 취급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럴때 언론에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민들이 모르고 넘어갈지도 모르는 영리병원 도입에 장,단점을 편견없이 취재하고 보도하여 도민들 스스로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말입니다.

주민소환 2009-04-06 22:19:09
우주발사체 유치실폐원인을
오직 대정읍들의 반대했다고들하는데

누가,언제 반대했는지 공개하라

ㅡㅡㅡㅡㅡㅡ영리병원은 전년도에 도민상대하여 전화여론조사결과 꽝..했는데 또다시
밀어붙치면 되나,,무식헌 태환아

작전뻑 2009-04-06 16:54:54
한쪽 단면의 내용을 보여주고, 어떻습니까 하면 어떤 결론이 도출될 것 같은가? 한쪽 내용만 잘 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에따른 결과가 나올수밖에 없다.
성숙된 모습의 도민토론으로 공감대를 형성해도 모자랄 판에 설계에서부터 작전뻑을 하다니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