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택시는 버스정류장의 안방마님?
택시는 버스정류장의 안방마님?
  • 좌보람 기자
  • 승인 2009.04.02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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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무용지물화된 택시승강장
시청 앞 정류장, '불법정차' 하루 최대 '40건' 적발

제주시청 앞 버스정류장. 불법 정차 택시때문에 버스운전기사와 시민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곳에서 적발되는 불법 정차 택시만 해도 하루평균 20∼40건. 버스가 정차해야 할 곳에 택시가 떡 하니 점령을 하고 있으니, 버스정류장인지 택시승강장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30분. 버스정류장에 택시 5대가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이곳에서 50m정도 떨어진 '택시 승강장'은 텅 비어 있었다.

택시가 세워져 있어야 할 택시 승강장은 텅 비어 있고 버스가 세워져야 할 버스정류장에는 5대의 택시가  정차해 있어, 정작 버스는 택시를 피해 버스정류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승객을 태우고 있다.

이 모습을 보던 한 시민은 "불편하죠. 버스를 내리고 탈때 바로 앞에 택시가 있어 위험도 하고요"라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 "불법정차 택시, 포기한지 오래죠. 대책이 없어요"

한 버스운전기사는 '시청 앞 버스정류장 불법정차'에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이미 건의할 만큼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이 없어 포기했다는 말이다.

"우리만 불편한 것도 아니예요. 시민들도 불만을 털어 놓을 때가 많아요. 접촉사고도 가끔 봤고요"

"밤에는 정말 손님을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로 버스정류장이 주차장인지...아무리 이해한다고 해도 차선 하나를 다 차지 하는 것은 말이 안돼죠"라고 성토했다.

그는 "무인단속카메라로 단속을 한다고 하지만, 소용이 없는 듯하다. 밤에는 대각선으로 세워서 단속을 피할 수 있는 건지, 5분이상 주차 시 적발이 되기때문에 5분전에 조금씩 이동을 해서 안찍히는 것인지..."라고 하소연을 한다.

"불편해도 어쩌겠어요. 직장을 안다닐순 없으니까. 스트레스는 받지만, 이젠 택시들이 정차해 있을 것을 감안해 그에 따라서 운행을 하는게 맘편하죠"라고 씁쓸한 심정을 털어 놓는다.

모 버스회사 관계자 또한 "예전부터 버스 운전기사들의 건의사항이 많아, 이미 해당 당국인 자치경찰대와 제주도에 주.정차 단속을 강화해달라고 수차례 문서를 보낸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낮에는 그나마 한줄로 택시가 정차해 나은 편이다. 밤에는 택시가 2.3차선을 다 점령해 위험하기까지하다"고 말했다.

# "억울하다는 택시운전기사들의 민원도 많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대 관계자는 이에 따른 대책으로 "무인단속카메라로 아침 7시30분부터 밤10시까지 버스정류장 앞 불법정차 단속을 하고 있다. 하루에 적발되는 차량도 20∼40대이다. 5분 이상 정차한 것이 적발될 시 바로 단속반이 바로 단속을 나간다. 견인을 하기도 한다"고 답변했다.

현재 시각 오후5시께. 버스정류장 앞에 5대의 택시가 정차돼 있다는 말에는 "수시로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다. 바로 확인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자치경찰대 관계자는 "시민들과 버스운전기사들이 불편하다는 민원도 있지만, 적발된 택시운전기사들까지도 불법정차를 하지 않았다며 억울하다는 등의 민원이 많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택시운전기사들의 민원은 '억울하다', '5분이상 정차하지 않았다', '경제도 어려운데 어떻게 벌금을 내냐'는 등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지방자치경찰대에 단속강화 협조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작 현장취재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손님을 대기하고 있을 뿐"이라며 불법정차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인한다.

아직까지 불법정차 문제를 해결할 확실한 대책은 없는 듯하다. 버스정류장 앞 불법 정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설치된 '택시 승강장'. 이 역시 수용할 수 있는 택시가 최대 3대이기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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