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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선물'은 없고, '마음의 선물'만?
손에 잡히는 '선물'은 없고, '마음의 선물'만?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9.03.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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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한승수 총리 '제주 기자회견'의 발언록

27일 오후 4시35분 제주도청에서 가진 한승수 국무총리의 기자회견은 제주현안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이 오갔으나, 기대했던 '선물'은 없었다. 예산이 수반되는 현안에 대해서는 '검토', '합의 필요', '어려운 경제상황' 등을 들며 유보적 입장으로 갈음됐다.

한 총리의 제주방문을 계기로 해 제주의 주요 현안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했던 제주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첫번째, 4.3과 관련한 문제만 하더라도 그랬다. 한 총리는 최근 보수우익단체에서 헌법소원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부로서도 유감"이라며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한 '유감'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부는 4.3명예회복과 기념사업을 위해 노력해 왔는데, 헌법소원을 제기한데 대해 정부로서도 유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4.3평화재단 기금이 너무 적게 지원해주는 바람에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을 하자, "국가경제가 어렵다"는 논리로 지원 약속을 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 있어 한 총리는 "지금 국가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국비 20억, 지방비 5억원 해서 매해 25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는 운영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장 추가적인 재정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두번째,  4단계 제도개선의 관광객 전용카지노 문제에 대해서도 지난해 4.3위령제 때 제주를 방문하면서 밝힌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국가에 미치는 영향, 국민정서를 고려해야 하고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또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확보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특별자치도는 헌법적 개헌이 필요한데 개헌은 정치권의 합의가 필요한데, 이 시점에서는 주어진 여건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당장 헌법적 지위를 기대하기 보다는 주어진 여건에 맞게 최선을 다하라는 주문이다.

제2공항 건설문제에 대해서는, "제주가 발전하고 관광객도 많이 오고 하는 것을 생각할 때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정확한 수요예측을 해야 하기 때문에, 2010년 공항중장기계획 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영어교육도시 사업에 대해서는, "제주에 내려왔을 때 현장에 가봤는데, 우선 무엇보다 JDC나 제주도교육청에서 많은 노력을 하는데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조기 유학을 가려는 학생들을 흡수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학생들을 유치해서 성공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개방형 병원, 즉 영리병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주 내부에서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시범적으로 영리병원이 이뤄지면 제주가 최적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영리병원 시범실시 지역으로서의 제주를 강조한 것이 다소 애매모호한 점이 있었다.

결국 얘기는 여러가지가 나왔으나 딱 부러지게 '지원'을 약속한 부분은 극히 적었다.

제주특별자치도 4단계 제도개선을 추진함에 있어서 개별단위로 하던 법률이양 방식을 일괄이양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이 '유일한 선물'인 셈이다.

4.3평화재단이나 신공항 건설, 관광객 카지노 등 손에 잡히는 '선물'을 잔뜩 기대했던 제주도당국도 다소 실망스런 분위기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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