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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강아지들이 너무 불쌍해요"
"버림받은 강아지들이 너무 불쌍해요"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03.04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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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유기견(犬)' 분양문의와 우려

지난달 19일 미디어제주가 '개(犬)와 고양이의 항변, "우린 장난감 아니에요"'라는 버려지는 유기견에 대한 뉴스보도(2009년 2월19일자)가 나간 후 독자들로부터 여러 번 전화가 걸려왔다. 바로 유기견을 분양받고 싶다는 전화였다.

버려진 강아지나 고양이가 불쌍해서 한번 키우고 싶다며 분양을 받는 방법에 대해 물어왔다. 그중 일부 사람들은 분양의 이유가 '무료'라는 말에 솔깃하는 듯 했다.

이들에게 유기견 보호소 관리자의 연락처를 가르쳐 주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애완동물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낮은 위치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는 7월부터 제주시에서도 동물보호법 개정에 따른 '제주특별자치도 동물보호 조례'가 지난해 12월 31일 제정돼 7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과연 잘 지켜질 지가 의문이 든다.

이번 조례가 시행되면 가정에서 반려의 목적으로 개를 기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등록을 해야하고 마이크로칩을 부착하는 시술을 하거나 목걸이를 착용 시켜야 한다.

이 시술에는 각각 1만9000원과 8000원의 비용이 들며 이 외에도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광견병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의해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동물과 외출시에는 동물병원에서 발급한 예방접종 증명서를 지참하고 다녀야 한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려는 이는 몇이나 될까? 실제로 이에 대한 질문을 들은 몇몇 시민들은 "겨우 개 한마리 키우는데 그정도 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그냥 놔두면 스스로 잘 크는데 무슨 접종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인식들로 인해 병에 걸리거나 관리를 잘하지 못해 버려지는 유기견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해마다 길거리에서 300마리가량의 유기견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죽어가고 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손이 가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식사를 주는 일부터 시작해 산책, 빗질 등을 꾸준히 해주어야 하며 이 외에도 배변훈련이나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등의 기초적인 훈련을 시켜야 한다.

또 식비와 건강검진, 예방접종 등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애완동물의 먹이를 사료가 아닌 남은 밥 등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애완동물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데다가 심한 경우 심장에 살이 찌면서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유기견 보호소의 관리자와 제주시 공수의사들은 "사람들은 처음에 별 생각없이 기르면서 시간이 지난 후 병에 걸리거나 훈련을 제대로 시키지 못해 힘들어지면 버리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책임을 질 자신이 없으면 애초에 동물을 키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을 키우는 것은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애완동물을 키우기 위해선 공부를 해 그 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을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공부를 하며 그 동물에 대한 이해를 키워나감으로써 일방적인 사육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심풀이, 장난감처럼 갖고 놀기 위한 애완동물 분양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이라는 인식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마치 가족과 같이 30년을 살아온 소와 주인의 이야기를 그린 '워낭소리'라는 한 독립영화가 화재가 되고있다. 소와 함께 평생을 함께 살아오며 눈빛만으로 생각을 공유하던 그들의 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반려동물'과 그 주인의 모습이 아닐까?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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