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원칙과 규정을 지키는 사회
원칙과 규정을 지키는 사회
  • 이광범
  • 승인 2009.02.05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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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선봉 서귀포소방서 동홍119센터 센터장

우리나라는 해마다 각종 자연재해와 재난으로 인해 우리의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고,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우리 모두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 불감증에서 헤어나자는 열기로 뜨거웠다. 국민은 국민들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각급학교와 교육기관들은 안전교육을 강조하는 등 안전사고와 전쟁을 하는 것 같았다.

일부에서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고 멀쩡한 시설물을 뜯어 고치기도 하였다.

마치 '전쟁에서 밀리면 죽는다' 는 식으로 한 건의 안전사고도 용납하거나 재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철저한 안전의식으로 무장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해 무던히 크고 작은 각종 안전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제주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남긴 제11호 태풍 '나리' 노형동, 아라동 가스폭발사고 등 재해를 당하고 말았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소를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면 우리 소는 살았으니 괜찮단 말인가?

우리는 소위 '냄비' 근성과 내실 있는 형식주의에 빠져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반면 좋은 근성도 많이 갖고 있다. 힘을 합쳐 IMF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으며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붉은 악마'의 유니폼으로 하나 되어 꿈에 그리던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뤄내는 저력도 갖고 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근성으로는 '대충'과 '빨리빨리' 그리고 '설마'하는 요행심리를 꼽을 수 있다. 체계적이지 못하고 비이성적인 근성을 버려야만 한다.

우리는 원칙보다는 필요이상의 융통성을 미덕인 것으로 인식하고 심지어는 덕목으로까지 미화된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법과 질서는 경우에 따라 지키는 것이며 권력과 돈을 갖고 있는 힘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명무실한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발각되지 않은 잘못은 죄가 아니자는 도덕불감증에 빠져 있는지 모른다.

그러므로 속임수만 고도로 발달하고 임기응변으로 순간을 넘기고, 꾀하려 하는 무책임한 행동양식이 고착되어 버렸다.

'원칙과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소한 잘못이 발단이 되어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되었다는 사고원인 분석결과를 종종 들어봤다. 이정도의 원칙과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무사태평한 무지의 소치였던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봄이 다가오고 불쾌지수 높을수록 원칙과 규정을 지키기가 짜증스럽게 느껴지기가 쉽다. 이러할수록 자기가 맡은바 임무를 다해야한다.

원칙과 규정을 지켜 나와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성숙한 문화시민이 되어야 하겠다. <미디어제주>

<이선봉 서귀포소방서 동홍119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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