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도서관으로의 산책
도서관으로의 산책
  • 이경희
  • 승인 2009.01.2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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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서부도서관   이경희

지금쯤이면 방학의 설레임과 기쁨도 사라질 무렵이다. 등교를 위해 일찍 일어나던 아이들도 방학이 주는 느슨함과 나태함에 익숙해져 버릴 때이다. 
방학동안 아이들은 많이 변한다. 외적으로 뿐만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방학 생활을 어떻게 보냈냐에 따라 새로운 학년에 대한 적응도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방학 동안에도 부족한 교과학습의 보충을 위해 여전히 등교를 하거나 다음 학년의 선행학습을 위해 여기저기 학원들을 전전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안쓰럽기 조차하다.

그러나 방학을 좀 색다르게 보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한번 주위의 공공도서관을 둘러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요즘 각 도서관에서는 겨울방학 프로그램들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한 서부도서관에서는 겨울방학 프로그램의 하나로 '엄마와 함께하는 생각논술 클레이'를 시작했다. 강좌는 가족 간의 사랑을 표현한 그림책을 선정하여, 엄마와 함께 책을 읽도록 하고 거기에서 느낀 점을 칼라클레이로 표현해보는 내용이다.

거의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참석을 하지만, 엄마 대신 언니랑 온 아이도 있고, 바쁜 이웃집 대신,  한 엄마가 옆집 아이도 함께 데리고 온 경우도 있다. 그리고 6살 된 참가자 동생이 있어서, 참가하고 싶은데도 다른 사람들 한테 방해가 될까봐 걱정이라고 문의하는 경우도 있었고, 15개월 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오시는 분도 계시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손잡고 오셔서 프로그램에 참가하시라고 하면 고마워 어쩔줄몰라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강좌 시작 전에 엄마들을 위해 커피 한잔 씩을 준비하고, 일주일 동안의 안부도 서로 물어보면서 회원들끼리 낯을 익히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정겹다.

그림책을 읽고 난 후 칼라 클레이로 무엇을 표현할 것인지, 아이들과 엄마들의 대화가 이루어진다. 책 속의 주인공들의 마음을 되새기며,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지 소곤소곤 서로 이야기 할 때의 모습들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엄마와 얼굴을 맞대며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진지한 작업들이 진행될 때마다 아이들은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엄마들은 아이들의 다른 모습을 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이 엄마와 아이의 생각나누기라는 점에서 보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위안삼고 싶다. 왜냐하면 독서문화프로그램 운영을 맡은 사서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참가했으면 하는 바램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서관 주간때 '바글바글 도서관 장터'라는 행사를 운영한 적이 있었다. 각 학교마다 공문서를 발송하고 여러 방법으로 홍보를 하였지만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외부에서 하는 행사라 비가 오면 어쩌나, 참가자가 많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며칠을 보내다가 직접 발로 뛰어보기로 결심하고 각 학교를 방문했다.

교장선생님을 찾아 뵙고 행사의 취지를 말씀 드리고, 각 가정으로 통신문을 보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아쉬움 반, 기대 반으로 돌아서는 발길은 그다지 가볍지는 않았다. 하지만 행사는 높은 참여율과 호응도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몰라서 참가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적극적이고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분인 경우에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개설 되기도 전에 어떤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지 문의를 한다. 강좌에 대한 홍보를 시청 공지사항이나, 도서관홈페이지, 현수막, 보도자료 등으로 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식이야말로 가장 요구된다.

요즘은 공공도서관에서의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지역으로 찾아가서 하는 사례도 많다. 노인정이나 마을회관을 방문하여 마을에서 필요한 강좌를 원하는 시간에 제공을 하는 것이다. 지금은 주로 외곽지역의 학교를 방문하여 어린이들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위주이지만 앞으로는 단계별 학습 기회를 조절하여 각 연령층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될 것이다.

올 한해 도서관의 년간 행사 개요를 살펴보면, 겨울방학 프로그램, 4월에 도서관주간행사, 매월 노는 토요일에 주5일 수업 지원프로그램, 여름방학 프로그램, 독서의 달 등으로 이어진다.  각 도서관에 따라서는 추가 프로그램도 있다. 가끔씩 도서관 홈페이지도 검색하고, 직접 방문해 보기도하여 내가 혹은 우리 자녀가 참가할 수 있는 행사들이 있는지 둘러보는 on-off line 상으로의 도서관 산책을 권해본다.

<서귀포시서부도서관   이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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