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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무임승차
부끄러운 무임승차
  • 양재현
  • 승인 2009.01.19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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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별기고]<7>양재현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어렸을 적. 초등학교 고학년까지도 버스를 탈 때 내 나이는 항상 7살이었다. 버스를 공짜로 타기위한 어머니와 할머니의 수단이었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친구들의 놀림보다도 내 자신의 부끄러워 자괴감에 빠지곤 했었다.

올해 감귤 대풍작 위기탈출을 위한 간벌사업이 벌써 시작됐다.

지난달 9일 감귤 적정생산을 위한 실천 다짐대회를 시작으로 제주도내 곳곳에서 농업인 중심으로 감귤 위기 상황에 대처하고자 하는 농업인들의 의지가 불태워지고 있다.

행정중심의 정책에서 민간주도로 변한 가장 큰 성과중의 하나이다.

감귤은 생산량에 따라 품질 차이는 물론 가격이 널뛰기 한다는 것은 농업인은 물론 삼척 동자들도 이제 다 알고있는 사실이다.

실제로 738천톤이 생산된 2002년에는 kg당 가격이 430원으로 관당 1610원였던데 비해, 568천톤이 생산된 2006년에는 kg당 1160원으로 관당 4350원으로 2.7배 차이가 난다.

요즘 각 마을마다 순회하며 실시하고 있는 새해영농설계교육장에서 만난 농업인들은 “풍년이 좋았던 것은 옛말”이라고 이구동성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감귤을 적정 생산하지 못하여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자초하고 있는 것일까?

남들은 간벌과 적과를 철저히 해도 나는 꿋꿋하게 견디어 혼자만 잘살아 보자는 뿌리 깊은 이기심 때문은 아닐까?

아마 초등학교 시절 무임승차하고 난 후의 그 부끄러움을 안다면 우리는 무임승차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 있다.

나 혼자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나 때문에 우리 제주감귤이 위기상황에 처한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겠는가?

이제는 농업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변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무임승차하는 구시대 정신을 과감하게 버리고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제주도내 농업인들의 소득을 높이는 차원에서 올해 감귤 적정 생산을 위한 간벌, 정지 전정, 직불제, 열매솎기, 토양피복재배 등 모든 과정을 농업인들이 실천하고 올인해야만 돈 버는 감귤산업으로 정착될 것이다.
 
<양재현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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