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올해에는 올레로 옵써예!
올해에는 올레로 옵써예!
  • 허연일
  • 승인 2009.01.19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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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허연일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과

삼한사온이 무색하리만치 혹한이 기승을 부리더니 우리의 나들이를 환영이라도 해 주는 듯 바람도 멎고, 찬 기운도 많이 누그러진 날, 우리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국에서는 올레걷기 7코스 대행진에 나섰다.

저마다 형형색색 무장을 하고 삼삼오오 앞서 거니 뒷서 거니하며 칠십리 해안선 따라 걷기 시작 하였다.

모두들 지붕을 같이 하는 한울타리 직원들이지만 평소 차 한잔, 말 한마디 나눌 여유 없이 생활하게 되는 건조한 일상에서 살짝 비켜나와 아름다운 비경과 맑은 공기를 사이에 두고 반가운 얼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발걸음이 가벼운 즐거움의 길이었다.

그동안 게으름으로, 더러는 바쁨의 핑계로 몸과 마음의 여유는 멀리한 채 올레길 걷기도 남의 일인 양 지내오다 자의반 타의반 찾아 나선 오늘의 짧은 여정은 두터운 외투만큼의 무거움을 내려놓은 듯, 겨우내 움 추렸던 터널에서 빠져나온 듯 한 움큼의 상쾌함을 선물 받은 하루였다.

삼매봉 자락 솔빛 바다 출렁임을 벗 삼은 외돌 개를 바라보며 초등학교시절 소풍 때마다 찾아와 하루해가 저물도록 뛰놀던 기억 저편의 옛날을 회상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태평양 푸른 물결 감돌아드는 모교(서귀포여고) 아랫 편을 지나게 되었다. 무심코 걷는 데만 부지런하기에는 너무나 아쉽다는 생각과 함께 잠시 앉아 생각의 정리와 추억의 장을 꺼내며 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탁 트인 푸른 바다,  물속 조약돌까지 훤히 보여주며 넘실대는 파도, 한 눈에 포착되는 섶 섬~문 섬~범 섬을 시야에 두고 이 아름다움에 도취할 수 있는 조그만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후덕한 인심의 누군가가 건네주는 군고구마에 어울리는 따끈한 국물이 있는, 아님 시골 할머니의 정겨운 빙떡 만들기에 오메기 술 한 잔 음미해 볼 수 있는 먹을거리,  이름하여 ECO-FOOD점(친환경 음식점).

지극히 상업적이지 않는 누군가가 올레 길을 쉼 없이 걸을 매니아들을 위하여 곳곳에 어울리는 즉석 쉼터를 마련하여 여기서 만이 맛 볼 수 있는 특유의 먹 거리들을 만날 수 있는 풍경을 머릿속에 그리다보니  어느새 속골 위생처리장을 지나 법환 마을 막숙 포구를 따라 서건도가 바라다 보이는 끝자락에 다다르고 있었다.

내겐 그리 짧지도 길지도 않은 코스였지만 종착역쯤 해서는 지친 여행객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지친 발을 잠시 쉬어가게 하는 또 하나의 쉼 공간이 필요함에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하여 지난해 우리 지역 축제 때마다 선보여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낸 불로장생 테마의 새로운 체험거리인 제주지역의 소재만을 활용한 제주옹기 족 훈욕 및 좌 훈욕, 약초 훈증 볼, 먹돌 치유 등 미용 . 건강 프로그램들을 즐길 수 있는 멋드러진 불로장생 체험관을 마련하여 색다른 여유로움을 안겨드린다면 또 하나의 추억 꾸러미로, 올레 길의 자원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제언해 본다.

올해 우리 서귀포시 공무원들은 개발된 제주올레 코스 모두를 답사하기 위해 한달에 한 코스 이상씩 체험하여 직원 누구나 올레관광의 전령사 역할을 할 계획이다.

머지않아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전국의 여행객,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이 제주 올레 길에서 어우러져 걷기 축제도 하고 락 올레도 펼치며 사람들이 모여들고 체류하며 살 맛 나는 행복과 희망의 1번지 서귀포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올해에는 올레로 올래요?”를 제안하고 싶다.

<허연일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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