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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5분 만에 이런일이..." 유가족 오열
"단 5분 만에 이런일이..." 유가족 오열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1.06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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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제주시 용담동 가정집 화재 현장

시아버지가 금방이라도 살아돌아올 것만 같은데, 눈 앞에는 잿더미밖에 보이지 않는다. 6일 아침 제주시 용담동 한 가정집 화재로 인해 가족을 잃은 며느리 이모(30)씨는 "단 5분만에 이런 일이..."라며 울먹였다.

사랑하는 가족이 뜨거운 불길 속에 휘감겨 얼마나 뜨거웠을지, 그 고통을 생각하니, 가족들의 마음은 미어온다.

직접 찾아가본 화재현장은 시커멓게 불에 타 전쟁터처럼 변해있었다. 이 가정집은 전형적인 제주가옥의 안거리, 밖거리 구조로 돼 있었다. 안거리에는 화재로 숨진 양모(59)씨와 그의 막내아들 양모(28)씨가 살고 있었으며, 밖거리에는 첫째 아들인 양모 씨(30)와 그의 아내 이모 씨(30), 그의 아이들이 살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숨진 양 씨가 살고 있던 곳이었다. 집 내부에는 옷장, 서랍, 침대매트, 신발, 이불 등 숨진 양 씨가 사용하고 있던 물품들이 완전히 불에 탄 채 있었다. 유리창은 산산조각 부서져 있었고, 집은 온통 검은 그을음으로 덮여있었다. 대문도 파손돼 있었다.

"전혀 타는 냄새가 나지 않았어요. 남편이 아침 7시 10분쯤에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전기가 누전돼 이상하게 여겨 아버지 집을 봤는데, 펑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솟아 올라, 바로 119에 신고했어요"

이 씨는 당시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시아버지가 평소 물을 잘 끓여먹었죠. 막내 도련님이 아침에 타는 냄새가 났다고 했어요. 그래서 도련님이 아버지가 물을 끓여놓고 불을 끄지 않은 줄 알고 부엌쪽으로 갔는데, 가스는 잠겨있었다고 했어요. 도련님이 부엌에서 돌아와 방에 있는데, 갑자기 아버지 방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걸 봤다고 해요. 불길이 너무 커서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유족들에 따르면, 숨진 양 씨는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으며, 무릎이 아파 평소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고 했다.

경찰은 전기매트 과열로 인한 전기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새해 연초부터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기매트로 인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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