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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근 해군총장 제주방문에, 강정 주민 '격렬 항의'
정옥근 해군총장 제주방문에, 강정 주민 '격렬 항의'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12.04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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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정옥근 총장, 김 지사와 해군기지 문제 협의
헬기로 강정마을 일대 순찰...찬성단체와 조찬간담회

정옥근 해군참모총장 등 해군본부 고위 관계자들이 1박2일 일정으로 4일 오전 제주를 방문해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일련의 행보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서귀포시 강정마을회 주민들이 제주도청 앞으로 몰려와 대규모 항의집회를 가지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날 오전 10시55분께 제주도청 정문 앞에는 경찰이 대거 배치돼 정옥근 총장의 도청 청사진입을 도왔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강정마을 주민 200여명은 버스를 이용해 도청 앞으로 몰려와 거센 항의를 벌였다.

'NO해군기지'라고 적힌 노란깃발을 들고, 목청이 찢어지도록 '해군기지! 결사반대!'를 외치는 강정마을 주민들. 비 날씨에도 불구, 이들은 비옷을 입고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의 방문에 대해 항의했다. 이들은 취임 후 처음 제주를 방문하는 정 참모총장이 이번 방문에서 적어도 해군기지 건설 반대측 강정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조그만한 기대때문인지, 대화를 하려하지 않는 정 참모총장에 더욱 더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양홍찬 강정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취임후 처음 방문하는 정 참모총장은 적어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했어야 했다"며 "해군기지 건설 추진으로 강정마을을 반토막으로 만들어 놓더니, 정말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진정한 안보는 해군기지 같은 건설로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마을주민들이 단결이 잘되고 그 단결로 마을을 지키고자 하는 각오가 되어 있는 냐 하는 것"이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절차적으로 잘못된 해군기지 건설은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은 정 총장이 탄 승용차가 도청 정문 앞으로 진입해 들어오자 "해군기지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 총장은 오전 11시5분께 도청에서 김태환 제주지사를 만나 해군기지와 관련한 문제를 협의했다. 이 과정은 취재진에게 사진촬영만 허용됐고, 협의내용은 비공개에 부쳐졌다.

정 총장은 김 지사와의 협의에 앞서, "오늘 제주를 방문한 목적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제주방어사령부를 순시하고 장병들을 격려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주에 왔으니까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사실상 해군기지 문제 때문에 방문했음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찬성측이나 반대측 사람들을 만날 계획은 없다"면서도, 5일 오전 계획된 찬성측 인사들과의 조찬간담회에 대해 묻자 머뭇거리다 "확인해보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또 찬성측이나 반대측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사님 말씀을 들으면 모든 의견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별도 만날 계획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 총장의 이날 제주도청 방문이 예정되자, 제주도당국은 도청 출입문을 모두 봉쇄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는 한편, 여직원들까지 1층로비 및 현관 앞에 배치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는 '과잉 대응'을 또다시 연출해 눈총을 샀다.

경찰은 또 제주도청 앞에서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격렬히 항의시위를 벌이자, 이날 오전 11시40분께부터 경찰력을 동원해 도청 정문을 완전 봉쇄했다.

강정 주민들은 이에 더욱 화가 나 구호를 외치며 제주도정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낮 12시께 김태환 제주지사와 면담을 마친 정 총장은 정문 앞이 완전 봉쇄된 채 주민들의 시위가 격렬해지자 후문으로 빠져나갔다.

한편 김 지사를 만난 후, 정 총장은 헬기를 이용해 제주해군기지 예정부지인 강정마을 일대를 순시한다. 또 5일 아침에는 숙소인 해군호텔에서 해군기지 찬성단체 관계자와 보훈단체장들을 초청해 조찬간담회를 갖는다.

이번 정 총장의 제주방문은 형식적으로는 '제주방어사령부 지휘활동'으로 돼 있으나, 사실상 제주해군기지 문제협의 성격이 짙다. <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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