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나눔, 세상을 바꾸는 힘
나눔, 세상을 바꾸는 힘
  • 강학봉
  • 승인 2008.11.28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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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학봉 제주사랑의 열매 사무처장

 가을이 되면 결실을 맺는 열매들이 과연 혼자 힘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여물었을까. 바람과 물과 빛에 순응하며 자연의 이치를 받아들인 결과가 아닐까싶다.

 ‘사랑의 열매’도 여러 가지 사회적 환경이 부족하여 피었다 지고, 다시 영그는데 무려 십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처음엔 지방자치의 실현으로 16개 광역시도에서 별개의 법인으로 싹을 틔우기 시작하였다. 그

러나 전국적이고 획일적인 모금운동과 나눔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소속감의 결여, 책임의 부재 등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차후 중앙에 법인을 두고 각 지회로 운영체계를 정비하여 역할을 분담하고 서로 보완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의식이나 생활이 눈에 띄게 변화되었다. 아날로그시대에서 디지털시대로 넘어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영 기조에 두는 것이 상식화되고, 나눔 문화가 성숙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나눔 문화는 가진 자의 시혜적이고 체면치례에서 시작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혁명으로 노동인구가 도시로 밀려들었고 기본적인 의식주해결이  문제가 되었다. 욕구해결 및 일종의 통제 수단으로 사회복지가 필요하게 되면서, 지도층이나 기득권층의 자선이 기초를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한다는 올바른 의식이 나눔의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동서냉전이 종식되었지만 종교적 갈등과 경제적 이익을 위한 각국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치열하다. 그러면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심해지고 뾰족한 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의 모기지 사태로 세계경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연일 주식시장이 얼어붙고 환율급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아지는데,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치명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복지 분야의 재정적 감소는 불 보듯 하다.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가정해체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사회가 불안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예로부터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벗어나려는 국가 정책이 시행되어도 사각지대는 있기 마련이다. 나눔 문화로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면 다소나마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얼마 전 연예인들의 두 가지 얼굴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어떤 연예인은 익명으로 몇 년간 꾸준하게 기부를 하였고, 다른 연예인은 인터넷 도박으로 몇 억씩이나 손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기부를 했던 연예인은 재산적 손실은 있었지만 마음이 부자였을 것이고, 도박으로 탕진한 연예인은 늘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좋은 일을 하면서 익명을 요구한 이유가 무엇일까. 또한 좋은 일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악플이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에겐 착한 일은 남모르게 해야 미덕이라는 정서가 너무 깊은 것이 아닌가 싶다.

부자나 유명인들에게 많은 기부를 요구하게 되고 그들의 기부가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 그들의 선행이 알려지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기부문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있지만, 이제 우리사회도 기부하는 사람을 존경할 수 있는 분위기조성이 필요하다. 있는 자만이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눔은 자발적이어야 하고,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하며 꼭  금품 이어야 한다는 생각도 접어야 할 때이다.  
 
제주 사랑의 열매는 12월1일부터 익년 1월 31일까지 ‘희망2009나눔 캠페인’을 시작한다. ‘나눔 - 세상을 바꾸는 힘’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적으로 모금운동을 하게 된다.

한해를 갈무리하며 빨간 열매와 사랑의 온도를 보면서 나의 사랑 온도는 얼마인지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한다. 작아서 선뜻 내밀지 못하던 마음도 내밀어 봄이 어떨까. 그 작은 마음이 세상을 따뜻하게 바꾸는 힘이 된다면……. 혼자서는 이룰 수 없지만 여러 마음이 모이면 많은 시린 마음들을 녹여 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지금 누군가에게 나눠 줄 것은 무엇인가.

<강학봉 제주사랑의 열매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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