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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팔려, 썩어나가는게 반이야!"
"안팔려, 썩어나가는게 반이야!"
  • 홍용석 기자
  • 승인 2008.11.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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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소상인들이 느끼는 제주지역 체감경기 대체로 '냉랭'

1500을 오르내리는 환율,  가까스로 1000을 지켜내는 주가, 아직도 국내 금융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처럼 금융위기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행여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돼 실물경제가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지역 실물경제의 일선에 있는 소상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어느 정도일까? 

민간연구소는 물론이고 정부기관까지 앞으로의 경제상황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는 지금, 제주지역 실물경제는 어찌 돌아가는지 알아보기 위해 26일 제주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몇 사람을 만나봤다.

제주시 이도1동에서 29년째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K씨(남. 73).

그는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매출이 예전 잘 되던 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어."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면서 5명의 자녀를 대학까지 마치며 키웠다는 K씨는 나이가 많아 일하기 힘든 점도 있지만 경기가 너무 어려워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일도동에서 떡 가게를 운영하는 H씨(여) 역시 어려움을 호소했다.

"손님이 안와. 물건 만들어 놓으면 썩어 나가는게 반이야."

제사가 있는 날에는 떡이 그나마 좀 팔리는데 제사가 없는 날은 매출이 크게 줄어든다는 게 H씨의 설명이다. 사람들이 씀씀이가 줄어 예전에는 제사지낼 때 떡을 3~4개는 샀는데 요즘은 달랑 하나 사 간다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한편, 제주시내 한 재래시장 인근에서 야채가게를 하는 할머니(80).

"장사가 안 돼서 힘들어."

조그만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할머니는 하루 매출이 3만원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고 투덜거렸다.

반면, 바로 옆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P씨(여.39)는 할머니와는 다소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럭저럭 돼요."

어머니에 이어 30년째 야채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P씨는 아직 본격적인 김장철이 아니라서 그리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손님이 있다고 말했다.

"조금 있으면 손님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P씨는 앞으로 본격적인 김장철이 다가오면 손님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시했다. P씨는 또 소비자들이 제주배추 보다는 육지배추를 더 선호해 육지 배추의 경우 꾸준히 나가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초겨울 바람이 다소 쌀쌀한 가운데 만나 본 제주지역 소상인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 못했다.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제주시내 소상인들의 체감경기는 대체로 '냉랭'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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