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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혁명 6% 목표'에서 조금 깍았어요?
'신경제혁명 6% 목표'에서 조금 깍았어요?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11.26 09: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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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눈] 제주특별자치도 '5% 경제성장률'의 배경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을 놓고 말들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의 경제성장률을 약속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제위기 상황과 맞물려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극히 어둡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 2%대 중후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OECD 역시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2%는 커녕 1%에 머물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현재 나오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잘하면 3%대, 그렇지 못하면 2%대라는 결론이다.

그런데, 제주특별자치도는 그 이름 만큼이나 '거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얼마전 내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례회 시정연설에서 내년 제주지역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5%'로 제시했다. 물론 이같은 경제성장률 목표는 올해 초 '신경제혁명'이라는 계획을 발표할 때 제시했던 '6%'에 비해 1%포인트가 낮은 것이다.

'혁명이 실패'한 때문인지, 1년도 안돼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5%'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현실성 있는 목표일까 하는 의견들도 쏟아지고 있다.

제주통계사무소가 최근 펴낸 <통계로 본 제주의 어제와 오늘>에 따르면 2006년 제주의 지역총생산(GRDP)는 7조 5658억원으로 10년 전인 1996년(4조 5318억원)에 비해 66.9%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국평균 86.7%에 비해서는 19.7%포인트 적은 것이다. 또 도민 1인당 GRDP 역시 2006년 1392만원으로 전국평균(1775만원)의 78.4% 수준에 머물렀다. 1996년 당시 도민 1인당 GRDP는 전국평균의 87.4% 수준에서 오히려 9.0%포인트 하락하면서 격차가 더 벌이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자유도시개발 등의 사업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의 성장동력이 다른지역에 비해 약한 것이 그 이유로 보인다.

여러가지 경제지표를 놓고 보더라도, 실질 성장지표상으로도 경기악화 추세가 뚜렷하며, 고유가에 급격한 물가상승 부담, 세계적 불황 등으로 인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1인당 지역내 총생산 성장률은 2000년을 정점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제주지역 GRDP의 14%를 차지하는 농림어업이 침체된 상태로 감귤산업의 조수입 감소, 그리고 유가상승 등의 영향에 따른 어업침체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소비와 투자에 있어서는 양극화가 극명히 나타난다. 최근 소비는 대형매장과 유명브랜드 체인점 위주로만 증가하고 있고, 지역업체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대형매장의 매출마저도 휘청거리고 있다.

그런데도 제주도당국은 올해 신경제혁명 기본계획을 통해  2009년부터는 향후 3년간 평균 GRDP 6% 성장이라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리고는 실제 이를 검증하기도 전에 '시정연설'을 통해 계획을 수정했다. 1%포인트 낮춘 '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당국도 이를 경제전망이 어둡게 나오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내년에는 올해 성장률 4%보다 더욱 낮은 2~3%선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고, 이에 정부에서도 서둘러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사활을 건 노력을 하고 있지만, 5% 경제성장률은 꼭 이루겠다고 '수정된 약속'을 했다.

김 지사는 "우리를 둘러싼 경제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내놓은 진단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집중시켜서 5%대 성장을 달성시켜 나가겠다"면서 "이를 위해, 우선 SOC 투자를 올해보다 8%이상 늘어난 1조 1200억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기금을 활용한 저리자금지원규모도 71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본회의장에서 이 다짐을 들은 의원들의 반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현실성 없는 약속을 또다시 했다는 것이다. 강창식 의원이 24일 제주특별자치도 경영기획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에 대해 지적을 했고, 양승문 의원도 25일 지식경제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역시 같은 '현실성 없는 5% 경제성장률'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강창식 의원은 "실현가능성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도민들이 이해하고 따를 것 아니냐"면서 "상징적 수치만 제시한다면 과연 도민들이 믿고 따르겠냐"고 힐난했다.

그는 내년 경제성장률 5%는 '실현 가능성없는 목표'라고 못박았다. 올해 대비 5%를 하겠다는 약속인데, 아직 2007년도에 대한 경제성장률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대비 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 경제성장률은 12월에야 나온다.

"5%는 아니더라도, 지금 전국 평균 성장률에도 한참 뒤져 있는데, 5%가 아니라 전국 평균보다 단 0.5%라도 높게 하겠다는 약속이 보다 현실적인 것 아니냐. 구름잡는 슬로건보다는 실현 가능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GRDP가 전국 평균을 밑도는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단순한 '5% 성장' 약속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근거도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5%도 좋고, 50%도 좋지만, 제주도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그럴듯하게 포장된 '페이퍼 계획'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실질적 경제부양책이 아닐까.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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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 2008-11-26 14:48:56
ㅉㅉㅉㅉ
제대로 지적하는데는 미됴밖에 없구료

리더십 부재 2008-11-26 12:44:07
그 사람말은 솔직히 그렇다. 정말 알면서 하는건지 그냥 무턱대고 아부떠는 공무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는건지. 경제살리기 하려는 마음 있었으면 신경제혁명과같은 전시행정하지도 않았을것이다. 정말 갈수록 태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