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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오름 산행과 산불방지에 대한 단상
가을철 오름 산행과 산불방지에 대한 단상
  • 유지호
  • 승인 2008.11.12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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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지호 서귀포시 표선면 산업담당

한라산 남녘의 가을은 들판에 수를 놓은 듯 은백색의 억새꽃과 노오란 귤빛으로 한라산 남쪽지형을 변화시킨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오름 탐방객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을이 되면 다양한 등산복들이 오름을 곱게  물들인다.

대한민국 최남단 제주도의 단풍은 한라산에서 시작되지만, 단풍시기에 맞춰 제주의 오름에 올라보면 그야말로 한 폭의 산수화 또는 풍경화를 머금은 듯 제주의 오름 정상에서의 쾌감은 올라보지 않고는 그 감동을 체험할 수가 없을 것이다.

성읍리의 좌보미 오름에서 동쪽으로 시선을 두면 멀리 우도가 보이고, 일출봉이 장엄하게 우리 앞마당에 옮겨놓은 듯 실로 장관이다.

이런 소중한 우리의 오름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도민과 관광객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오름이란 '기생화산'을 의미하며, 기생화산(寄生火山, parasitic cone)은 큰 화산의 주 분화구 등성이에 생기는 작은 화산을 뜻하며, 주 분화구가 분출을 끝낸 뒤 화산 기저에 있는 마그마가 약한 지반을 뚫고 나와 주변에서 분출되어 생성된 것이다.

오름은 기생화산을 뜻하는 제주방언으로서 일반적으로 제주도의 기생화산을 부를 때 쓰인다.

오름의 중요성은 관광자원과 휴식공간만이 아니라 그 옛날 방목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제주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지역적 특색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제주도의 오름은 총 368개로 제주전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그중 우리 표선면에는 31개의 오름이 소재하고 있다.

특히 우리 면은 광활한 중산간 지역에 백약이 오름, 좌보미 오름, 붉은 오름, 모지 오름, 번널 오름, 갑선이 오름, 가세 오름 등 많은 오름 들이 위치해 산림자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원으로 평가한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65조 9066억원으로, 국민 1인당 136만원의 혜택이 돌아간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공익적 기능 이외에도 산림자원의 부가적 가치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사례가 있다.

지난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로 인하여 낙산사가 화재로 소실됐다. 이 화재로 보물 제479호인 낙산사 동종, 원통보전과 홍례문이 소실되었고 사찰주위 아름드리나무들이 다 타버렸다.

수령이 장구한 나무, 찬란한 불교문화의 상징이었던 낙산사의 소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며, 더 큰 피해는 그 산림에서 자라나는 온갖 동식물 등의 자원들이 초토화 되었다는 것이다.

이글을 쓰는 오늘도 우리주변 오름에는 도민과 관광객 등 등반객들이 다녀가고 있을 것이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하나로 인해 오름이 화마에 휩싸이고, 나하나 쯤이야 하는 마음이 제주도 아니 대한민국의 소중한 산림자원과 문화유산을 잿더미로 변하게 한다.

우리 모두 오름이나 들판 또는 야외에 갈 때에는 제발 라이터, 성냥 등화기류는 휴대하지 말고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보전하는 마음을 먼저 가져 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우리 면에서도 이러한 일련의 경우를 가정하여 가을철 산불방지 사전대비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산불방지를 위한 감시초소설치, 진화대와 감시요원배치, 물 빽 설치를 했으며, 특히 휴일에도 면 상황실을 유지해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혹시나 모를 화재에 대비하여 산불방지 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8개의 오름에는 산불감시원이 배치되어 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산불방지기간인 요즘 날씨가 건조하고, 화재위험도 매우 높다.

즐거운 산행은 지친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지만, 그 이면에는 주의해야 할 것도 많은 가을철이기 때문에 부득이 산행을 할 경우에는 인근 산불감시초소에 알리면 감시원들이 도움을 줄 것이다.

산은 우리 모두의 휴식공간이며, 또한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원이기에 제주의 아름다운 오름을 지키는 일 또한 우리 모두의 몫이다. <미디어제주>

유지호 서귀포시 표선면 산업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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