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 그가 꽃을 심는 이유는...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 그가 꽃을 심는 이유는...
  • 강봉수 시민기자
  • 승인 2008.10.21 11: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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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꽃을 심는 남자, 임길동시의 '꽃사랑'

한 주민의 노력과 정성으로 마을 전체가 꽃천지가 된 마을이 있다.

제주시 서부지역 애월읍 중엄리가 그 마을이다. 현재 250여 가구에 7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중엄리는 동쪽으로 구엄리, 서쪽으로는 신엄리, 남쪽 한라산방면으로는 장전리와 용흥리를 끼고 있는 마을이다.

중엄리는 신엄리와 구엄리 두 마을 사이에 위치하여 그 세가 양리에 비해 약하고 노인인구도 많은 마을로 마을 전체가 왜소하고 다소 활력이 떨어지는 마을이었다.

이런 마을 모습이 안타까워 그 분위기를 바꿔보겠다고 나선 한 주민이 있는데 중엄리 1221번지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임길동(49)씨다.

평소 꽃을 좋아했던 임길동씨가 마을 구석구석이 잡풀로 뒤덮여 초라하기 그지없는 마을분위기를 바꿔보기로 마음 먹은 건  2005년 쯤이다.  임씨는 이 때부터 어느 누구의 지원도 없이 혼자 힘으로 마을 안길과 공한지의 잡목과 잡풀을 제거하고 꽃씨를 뿌리고, 식재하는 등 활력 넘치는 마을 만들기에 정성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임길동씨의 이런 노력과 정성으로 현재 중엄리는 꽃이 만발한 화사한 마을로 변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주민들의 반응이 냉담했다. 젊은 사람이 자기 밥벌이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마을에 꽃을 심고 가꾸고 있는 것에 대해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며 신뢰감을 갖지 않았고, 꽃씨가 발아해 싹이 돋아나면 주민들은 잡초인줄 알고 제초제를 뿌려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주민들이 수군거리는 소리에 마음이 상할 때도 있었지만 이럴 때마다 연로한 어머니가 “주민들의 싫은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 좋은 일은 늘 어려운 법이니 묵묵히 하다보면 모두가 인정하게 될 날이 올 거라”며 아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이러한 어머니의 격려에 힘을 얻어4년째 이 일을 지속해 오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좋은 것은 혼자 독차지하려는 욕심 때문에 거리에 심어놓은 예쁜 꽃을 자기 집 마당으로 옮겨 심는 일도 발생하고 있지만 임길동씨는 “아름다움은 함께 공유할 때 더욱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마을 천체를 꽃이 만발한 정원으로 가꾸고 싶어 했고 그의 작은 꿈은 실현되었다. 이제 임길동씨는 이러한 일이 애월읍 전체로, 더 나아가 제주도 전체로 확산되길 꿈꾸고 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꽃이 필요한 사람에게 꽃씨를 나눠줄 계획이다. 마을 이장을 비롯해 주민들도 이 일에 함께 동참하고 있다.

임길동씨는 오늘도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내년에는 무슨 꽃을 심어 주민들의 마음을 환하게 해줄까 궁리하며 꽃씨를 따고 있다. 혼기를 놓쳐 결혼을 하지 못한 노총각 임길동씨는 노환으로 아프신 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고 있는 효자다.

'마음이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 그가 있어 중엄리의 4계절은 꽃으로 화사하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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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나무 2008-11-07 17:28:05
임길동님은 참으로 대단하신 분입니다.우리 사회의 고독한 선구자가 지역의 리더로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며 감동을 먹게됩니다. 꿈을 가지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관광자원화해도 충분히 가능성이 돋보입니다. 현대 정신적인 웰빙은 책과, 음악과 꽃이라고 말하는 임길동님의 큰뜻이 제주도의 미래발전에 일조하게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