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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선언' 기자회견, 왜 '이벤트성'인가?
'영화인 선언' 기자회견, 왜 '이벤트성'인가?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8.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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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제주도의 기자실 사용 불허에 대한 소고

영화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과 영화배우 김부선씨 등 영화인 8명이 지난 22일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 '한국 영화인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초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해군기지 반대 입장을 밝히려 했던 이들은 제주도당국의 기자실 사용 '불허'라는 강경한 입장에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도청 현관으로, 현관에서  도청 정문으로 장소를 3번이나 옮기는 등 힘겹게 제주에서의 기자회견을 해야만 했다.

해군기지 반대 입장도 밝히고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7회 제주영화제'와 '2008 강정 평화축제-"평화야 놀자~!"에도 참석하기 위해 제주에 내려온 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굴욕'을 당한 셈이다.

이같이 영화인들에게 '기자실 불허'라며 강하게 입장을 내비친 제주도당국의 행동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영화인들이 제주도청 브리핑 기자실에 들어오기 전부터 제주도당국은 정 중앙에 위치해 있던 브리핑 단상을 한 쪽 구석으로 치우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애초부터 제주도당국은 기자회견이 아니고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던 모양이다.

현재 누구든지 자유롭게 발언을 할수 있도록 만든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이 공사 중이다.  발언을 하고 싶은 제주도민이나 시민단체 등이 대부분 기자회견을 이 곳에서 했었는데, 공사로 인해 마땅히 기자회견을 할 장소가 잠시동안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예전 영리법인 병원 논란이 부각됐을 때, 영리법인 병원 반대추진위원회에서는 제주도당국과 협의를 해 제주도청 브리핑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영화인들의 기자회견을 막은 제주도당국의 행동을 보면, 구지 강경하게 기자실 사용을 불허했을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왜 불허를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또, 제주를 영상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태왕사신기 등 드라마제작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제주도당국이 영상산업의 큰 핵심 축인 영화인들에게 다소 인색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닌지. 혹은 너무 냉담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와더불어 제주도 관계자가 기자실 사용을 하지 못한 게 한 이유 중 한가지로 "이벤트성 기자회견을 일일이 허용할수는 없다"고 말했는데, 이 말 속에서 '이벤트성'이라는 단어가 어떠한 의미를 두고 말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단지, 엔터테이먼트적인 속성이 있는 영화인들이기 때문에 '이벤트성'이라고 한 것이지, 아니면 제주도청 기자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는 기자회견들을 모두 '이벤트성'으로 보는 것인지 '이벤트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무엇일까.

제주도청 기자실에 기자회견을 하러온 영화인들에게 이벤트성 기자회견을 일일이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한 제주도 관계자의 말은 분명의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이벤트성'이라는 단어 선택에 지나침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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