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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멈출 수 있나요? 촛불은 계속됩니다"
"여기서 멈출 수 있나요? 촛불은 계속됩니다"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7.05 2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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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0 이후 최대규모 촛불집회 열려

인파로 가득차 행사장내로 들어오지 못한 많은 시민들은 시청 버스정류소 주변에 촛불을 켜고 앉아 '이명박 정권 심판!' '고시철회'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촛불소녀 캐릭터가 새겨진 둥근 촛불기둥에 첫 '촛불'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촛불이 환하게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의 초반 열기는 어린이들이 도맡았다. 합기도 유성체육관 11명의 어린이들은 이단옆차기로 격파하는 시범을 보여 참가자들을 열광시켰다. 보물섬어린이집 어린이들도 단체로 나와 노래와 율동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린이들의 공연에 이어 전교조 선생님들도 율동을 선보였다.

광주에서 온 이름모를 가수팀과 노래패 청춘이 노래를 불러 참가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대효스님 "잠자는 선장 좀 깨워주세요"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때문인지 종교계 인사들도 촛불문화제에 대거 참가했다. 그 중 종교계 대표자들의 '자유발언' 시간에는 이명박 정권을 규탄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제주선명선원의 대효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을 '선장'이라고 비유하고 배가 위험한 항해를 하고 있는데 선장은 잠을 자고 있다며 국민이 선장을 깨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효스님은 "대한민국 선장이 새로 나왔고 우리 국민이 그 선장을 새로 뽑았다. 그러나 그 선장이 지금 위험한 항해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한 후,  "어린 중학생들이 선장을 깨울려고 하는데 선장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며 현 정부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촛불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지금까지는 준비단계일 뿐이다"며 "선장이 깨어날 때까지 촛불을 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행동에 흥분하지 말고 침작하게 대응을 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선장의 귀를 깨게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흥분하면 안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하다"고 말한 뒤 "우리 대한민국 선장은 일본사람이 보낸 선장이 아니며 미국에서 데려온 선장도 아니다. 우리가 뽑은 선장이기 때문에 반드시 우리가 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시다. 처음에 어린 소년, 소녀들이 시작했던 이 촛불을 온 국민이 전부 촛불을 들때가지 그리소 선장을 깨울때 까지 '촛불'을 끈질기게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문철 신부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뒷통수만 치려고 한다"

임문철 신부는 이날 자유발언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요리저리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며 "국민의 뒷통수만 치려고 하는 이명박 정부에게 잘못 살고 있다고 국민이 일 깨워줘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 신부는 "이명박 정부가 촛불때문에 국가 신임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을 들면 좋은 것이고 국민이 촛불을 들면 불법이냐"고 맹 비난했다.

#미국인 트로이씨 "광우병 쇠고기 나빠요!"

촛불문화제에서는 또 지난해 9월 제주에 내려와 영어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미국인 트로이(TROY.44)씨도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불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현재 제주에 있는 원명선원에 불교신자로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신도들이 함께 가자고 해서 참가했다는 트로이씨.

서툰 한국말로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나빠요!"라고 말했다. 서툰 그의 한국어 실력과 원명선원 불교신자의 도움으로 그와 이야기를 이어갈수 있었다.

원명선원 신자들과 함께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트로이씨는 미국인이지만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쇠고기 뼈로 만든 사료를 쇠고기에게 먹이는 일부 미국산 쇠고기가 다른나라로 수입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촛불문화제가 재미있다는 그는 한국인들의 촛불이 바른 길로 가기 위한 하나의 '외침'이라고 말하며 이같은 '외침'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미디어제주>

#촛불정국, 최고의 유행어는?

행사장 한켠에서는 촛불문화제 최고의 유행어를 뽑는 스티커 설문조사가 열려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실시된 설문조사는 시청 어울림 마당 앞 인도에 '촛불정국 최고의 유행어는?'이라는 주제로 게시판을 설치하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스티커를 부착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유행어 후보로는 ▲'2MB는 각오해라! 우리 이제 방학이다', ▲'이명박 너 뭐든지 하지마!', ▲'만난지 100일째 우리 그만 헤어지자', ▲이름:명박. 경제: 쪽박. 개념:뇌박. 퇴진:임박', ▲'조.중.동 니드이 신문이면 미친소는 한우다', ▲'물대포가 안전하면 니네집 비데로 써라', ▲'당신은 CEO가 아니라 대통령이오!', ▲'공약지킬까봐 두려운 건 니가 첨이다' 등이 등록됐다. 

최고 유행어를 뽑는 이벤트와 함께 촛불문화제 옆 어울림마당 외벽에서는 '이명박 OUT'이라는 타이틀로 촛불정국을 바라보는 의견을 쓰도록 하는 이벤트도 마련됐는데, 어린이들이 대거 참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제총협 출신 졸업생 모임도 깃발들고 참가

거리행진에는 제주지역총학생회협의회(제총협)에서 활동했던 졸업생들도 대거 참여했다.

2004년과 2005년 제총협 사무국 집행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던 고호경씨와 졸업생들은 이날 제총협 깃발 을 들고  대열 맨 앞쪽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고호경씨는 "현 상황을 보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92학번부터 모두 연락해 조직적으로 참가하게 됐다"며 "우리의 외침처럼 하루 빨리 이명박 정권이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고시를 철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 마친 시민들, 중앙로터리까지 평화적 거리행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가사의 '헌번 제1조' 노래를 촛불문화제를 마친 참가시민들은 제주시 중앙로터리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참가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이명박은 물러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적으로 행진을 벌이고 밤늦게 해산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복경찰과 의경들을 거리행진이 이뤄지는 주변에 대거 배치했으나 다행히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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