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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은 거창...'알맹이'는?
'타이틀'은 거창...'알맹이'는?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8.04.08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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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주발전연구원 항공좌석난 연구보고서의 한계

제주발전연구원이 8일 '제주지역 항공좌석난 해결방안'이란 연구결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연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현안과제로 연구된 것으로, 1993년부터 2007년까지 항공공급과 수요를 중심으로 연구됐다.

항공좌석난은 제주지역의 접근성 향상 및 경제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선행과제로, 이 연구에서는 항공좌석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이 내놓은 연구결과를 보면 제주지역 항공좌석난 개념 정립을 비롯해 제주지역 항공좌석난 현황, 항공수요 및 공급 분석, 항공좌석난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 등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결과에서 제주발전연원은 "제주지역은 관광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연륙교통수단인 항공교통의 원활한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며 "항공교통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은 만성적인 항공좌석난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결론은 아무런 내용이 없다. 제주발전연구원은 "결론으로 볼 때, 제주지역 항공좌석난 해결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라며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 국토해양부, 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이 서로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통해 이 연구에서 제시된 정책들도 실현될 수 있을 것"이란 극히 원론적 내용만 담고 있다.

즉, 각 기관이 한발씩 양보해서 서로 협력하자는 것이 결론이다. 굳이 '연구'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빌지 않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인데,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결론을 제시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항공좌석난 해결방안에 있어서도 종전 나왔던 내용들을 그대로 열거하는 수준 밖에 없다.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대수를 뜻하는 슬럿의 확대, 공항운영시간 연장, 신공항 건설 등이 고작이다. 항공사 용량 확보방안에 있어서는 공항 이용료를 통한 인센티브 지원, 제8자유화 운영을 통한 공급의 최대화 유도 등을 제시했다.

특히 신공항 건설에 있어서도 3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있을 수 있는 변수는 모두 적시한 것에 불과하다.

즉, 신공항을 지금 공항보다 크게 건설하는 방안, 그리고 작게 건설하는 방안, 또 하나는 지금 공항을 폐쇄하고 별도의 신공항을 만드는 방안 등이 3가지 제시된 내용이다. 연구결과 어느 방안이 보다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검토된 결과가 없다.

신공항을 건설할 때 유의할 점에 대해서는 △적정규모의 산정과 중앙정부와의 협의 등이 중요함 △공항관리 운영권의 지방정부 이양 △24시간 이착륙 가능한 부지 선정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은 없고, 제시된 내용도 일반적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수준 밖에 되지 않아 이번 제주발전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 항공문제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제시할 수 있는 내용을 갖고 '연구 보고서'의 형식을 정리해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가관인 것은 이 연구보고서의 '한계'에 있어, 제주발전연구원은 '전문가 의견 조사 등을 통해 제주지역 좌석난의 개념을 정립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항공좌석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아니라, 그 개념을 정립했다고 '자기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의 진정한 목적이 학술적 자기만족을 위해서인지, 진정 항공좌석난을 해결해보려는 취지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인지, 알송달송 하기만 하다. <미디어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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