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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가 외딴섬 말이라서 보존?"
"낭만적 접근 말고 생존적 접근하라"
"제주어가 외딴섬 말이라서 보존?"
"낭만적 접근 말고 생존적 접근하라"
  • 양호근 기자
  • 승인 2008.02.14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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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국어상담소, '제주어 발전 기본 계획 수립' 공청회 개최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이 14일 "제주어 보존에 대한 부분을 너무 낭만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제주어가 남도의 외딴섬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보존되야 한다는 단순논리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대 국어상담소(소장 강영봉)가 주관하는 '제주어 발전 기본 계획 수립'에 따른 공청회가 이날 오후 3시 5분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이 원장이 참석, 이같이 밝혔다.

공청회에서 이 원장은 "제주어는 절멸위기가 아니라 이미 폐사상태"라며 "컨텐츠를 조사하고 문화컨텐츠 사업을 말하는데 그보다 생존적인 차원에서 구체적인 논의와 제주 지역민들의 힘이 합쳐져야 할 것"이라고 제주어 살리기를 강조했다.

이번 공청회 1부에서는 오창명(제주대 국어상담소 연구원) 교수가 사회를 본 가운데,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이 '제주어 보존을 위한 방언 생태 지수 측정' 발표와 강영봉 제주대 국어상담소장의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 발표가 진행됐다.

2부 토론 자리에는 고재환 제주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신관홍(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과 최용기(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 허영선(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제주도지회장, 김동윤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토론에 참석했다.

1부에서 이상규 원장은 "제주어는 반드시 보호돼야 하는 데 관광개발과 문화적인 부분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며 "학술적인 측면과 지역 변두리 말씨가 무너지게 되는 문화사적 측면을 성찰해서 제주어를 유네스코에 등재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제주어 보존은 아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제주어 보호를 위한 방안 특히, 생태 치수 측정이라는 용어가 생소할 테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생존에 관한 것"이라고 '제주어 보존을 위한 방언 생태 지수 측정' 발표에 앞서 이에 대해 설명했다.

요즘 영어 교육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과 관련, 이 원장은 "요즘 영어교육이 강조되는 데 우리말보다 잘 살기위해 영어만 배우겠다고 하는 것은 바로 자발적 지배를 원하는 것"이라며 "일제시대의 일본어 교육은 지배와 피지배 관계에서의 강제적 지배"라고 자발적 지배와 강제적 지배에 대한 이론을 설명했다.

제주도가 영어공용특별지역을 만들고, 영어도시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서 이 원장은 "위기적 상황이고, 지방정부의 행정적 방식으로 이끌려가 영어공용지역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제주어는 영원히 구제받지 못하고 낭떨어지로 떨어질 것"이라고 목소리 높혔다.

이 원장은 따라서 "제주도 지역의 제주어 생태 치수를 과학적으로 측정을 해야 한다"며 "제주어와 제주자연생태, 토착 생태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강영봉 국어상담소장 "내년 말 제주어 사전 만든다"

1부 주제 발표를 하면서 강영봉 제주대 국어상담소장은 "제주어의 경우 부정적인 반응이 많은데, 설문조사결과 71.8%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며 "학부모들도 세련미 없고 투박해 아이들에게 표준말을 쓰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어 보존 방안을 설명하면서, 강 소장은 "제주어 보존 및 활용 조례를 만들고 체계적인 표기법 확정과 제주어 사전 발간이 중요하다"며 "내년 말에 제주어 사전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소장은 또 "제주어교육이 중요한데 청소년 제주어 지킴이 운영이 잘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제주어 교육 자료와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이버 제주어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제주어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키는 데 대해서 강 소장은 "제주어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는 단순히 프로그램 개발만으로는 힘들다"며 "문화재를 발굴하고 제주민속과 관련해 제주어 발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부에서 진행된 토론에서 신관홍 위원장은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에 따른 법정계획이 될 '제주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역할모델로 삼아야 할 유일한 자료"라며 "제주어 발전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단체 또는 기관과 국립국어원간의 업무협약을 통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기본 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행정 차원의 적극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최용기 부장은 "이번에 추진되는 과제로 제주어 능력 증진과 환경 개선, 제주어 교육, 제주어 선양과 문화유산 발굴, 제주어 관광 자원화, 제주어 정보화, 제주어 활용 민간활동, 제주어 발전과 보전 등을 구분해 세부 과제로 나눈 것은 매우 적절한 계획"이라며 제주어 발전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허영선 지회장은 제주어 사용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제주어를 자꾸 써야하며, 그것이 제대로 홍보돼야 한다"며 "자칫 잘못된 표기가 오래 남는 경우가 있는데 언론에서 제대로 제주어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대중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

김동윤 교수는 "제주어를 잘 구사한 문학을 많이 창작하고 독자들이 그것을 널리 읽는 것만큼 좋은 제주어 보존 대책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문학상 제정 등 전문작가를 지원하는 계획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작가 육성에 대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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