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3 23:17 (토)
초등학교 비석에 '제주4.3 폭동' 표기? 갈 길 먼 4.3유적 정비
초등학교 비석에 '제주4.3 폭동' 표기? 갈 길 먼 4.3유적 정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2.0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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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기념사업위, 삼양동 4.3유적지 실태조사 발표
삼양동 내 대다수 유적지, 안내판 및 표지석 등도 없어
삼양초등학교 비석엔 '4.3폭동' 및 '공비' 등의 표기도
봉개동 유적지 역시 안내판 및 표지석 부족 ... 폐기물도
삼양초등학교 내에 제주4.3과 관련된 비석들. 이 비석에는 제주4.3을 두고 '폭동'이라고 하거나 무장대를 두고 '공비'라고 하는 등의 표기가 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삼양초등학교 내에 제주4.3과 관련된 비석들. 이 비석에는 제주4.3을 두고 '폭동'이라고 하거나 무장대를 두고 '공비'라고 하는 등의 표기가 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시내 일부 제주4.3과 관련된 유적지들이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데다, 초등학교 내에 설치된 비석 등에는 제주4.3을 두고 '폭동' 등으로 표기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발간한 '삼양동 4.3유적지 실태조사 및 자원활용 방안'에 따르면 제주시 삼양동의 4.3유적지 일부가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인데다, 4.3과 관련된 장소라는 안내판 조차 없는 곳이 대다수였다. 

4.3기념사업위원회는 삼양동 중에서도 삼양1동에선 불탑사와 원당사, 명진모루, 돌숭이를 조사했다. 이외에 삼양2동에선 삼양초등학교, 삼양지서 옛터, 삼양지구대 내 순직비석들, 삼양지서 앞밭, 삼양교회 옛터를, 삼양3동에선 벌랑4·3성, 벌랑뒷동산궤를 조사했다. 

삼양동 일대에서 유일하게 4.3희생자위령비가 있는 도련1동에선 도련1구 4·3성, 도련 귤나무, 항골, 웃새질 등의 유적지 조사가 이뤄졌고, 도련 2동에선 솔쳉이왓, 원지모루, 강전이굴 등 3곳의 잃어버린 마을과, 멘촌 공회당 앞밭, 4·3송덕비까지 조사됐다. 

이 중 삼양1동의 4.3유적지는 불탑사와 원당사에 관련 안내판이 설치돼 있는 것 이외에는 4.3과 관련된 그 어떤 흔적도 확인되지 않았다. 

4.3기념사업위원회 조사 결과 불탑사와 원당사에는 각 절마다 4.3의 역사를 설명하는 문구를 포함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다만 4.3 이후 두 사찰 모두 재건되면서 4.3 당시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명진모루는 4.3 당시 학살터였다. 삼양1리 청년들이 경찰이 들이닥치면 원당봉 인근으로 피신을 하다 잡히면 총살을 당했던 곳이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는 이곳의 역사를 소개하는 어떤 안내판이나 표식도 없다. 

돌숭이도 마찬가지다. 삼양동 청년들이 학살을 당했던 곳이지만 이를 알려주는 그 어떤 안내판이나 표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외 삼양2동의 제주경찰서 삼양지서 옛터 역시 역사를 소개하는 안내판이나 표식도 없고, 일부 부지는 일주도로에 편입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한 때 '삼양지서 옛터 추모 및 표지석'이 있었지만, 2018년 토지주의 요청으로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양초등학교 내 4.3 관련 비석에는 4.3무장대를 '공비'로 표현을 하거나 4.3을 '폭동'으로 표현한 내용이 실려 있는 것이 확인됐다. 

한 비석에는 "1948년 본도의 4.3폭동사건으로 학동의 보금자리가 잿더미로 화했도다"라는 글귀가 실렸고, 또 다른 비석에도 "1949년 1월3일 새벽 3시 공비의 습격으로 7개 교실과 부속 건물이 전소되다"는 내용이 실렸다. 

4.3기념사업위원회는 이를 지적하며 "특정 정치성향을 반영하고 있어 교육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포함하고 있다. 또 같은 시기 도벌대에 의해 삼양초등학교에서 조사를 받거나 죽임당한 주민들에 대한 기록은 전무해, 이 역시 공평히 다뤄질만한 안내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삼양동 내 대다수의 유적지에 안내판이나 표지 등이 없는 상태다. 더군다나 4.3성의 경우는 유적임을 의심할 정도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점은 제주시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4.3기념사업위원회는 삼양동 내 4.3유적지 조사 이전에 봉개동의 4.3유적지를 조사한 바 있는데, 봉개동에서도 4.3유적지에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표지판 등이 없는데다,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사례들이 있었다. 일부 유적지에는 폐기물이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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