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사용 못하고 버려진 물만 800억원 상당 ... 제주 누수율 정체
사용 못하고 버려진 물만 800억원 상당 ... 제주 누수율 정체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2.27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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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022년 상수도통계 발표 ... 제주 누수율 42.2%
누수량 697억 리터 ... 생수병 350억개 분량 물 새어나가
매년 2억명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물 ... 정비는 자리걸음
어승생 제2저수지./사진=제주특별자치도
어승생 제2저수지./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의 누수율이 좀처럼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지난해에도 무려 700억 리터(ℓ)에 가까운 물이 땅속으로 사라진 것으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환경부가 공개한 '2022년 상수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의 누수율은 42.4%로 나타났다. 누수량은 697억3600만리터다. 2리터 생수병으로 치면 350억개 생수병 분량의 물이 정수장에서 상수도관을 통해 제주도민들에게 공급되는 과정 중에 새어 나간 것이다. 

2022년 기준 제주도민 1명이 하룻동안 사용하는 수돗물의 양은 343리터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2억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땅 속으로 사라진 샘이다. 

아울러 지난해 제주에서의 1000리터당 평균 생산원가는 1147원이다. 이를 적용하면 약 800억원 상당의 물이 땅 속으로 사라진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상당한 수준의 누수는 전국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정도다.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 누수율은 9.9%에 불과했다. 제주는 이보다 4배 이상 높다. 지난해 누수율이 가장 낮았던 서울시 1.6%와 비교하면 2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상수도관에서 새지 않고 도민들에게 공급되는 물의 양을 나타내는 유수율 역시 전국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제주의 유수율은 53.3%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 86.3%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이처럼 상당한 양의 물이 땅 속으로 새어 들어간 것은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다. 2021년의 경우도 제주의 누수율은43.1%에 달했고, 땅 속으로 사라진 물의 양은 707억6900만 리터에 달했다. 2020년에도 제주의 누수율은 41.3%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수년째 매년 2억명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사라지고 있는 샘이다. 

제주도에선 이와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매년 상당한 예산을 들이붓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질 않고 있다. 

제주도는 2027년까지 누수율을 낮추고, 유수율을 전국 평균에 가까운 85%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올해 464억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내년에도 모두 618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외에도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유수율 제고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유수율은 2015년 44.5%에서 지난해까지 7년 동안 8.8%p 오르는데 그쳤고, 누수율은 2015년 41.7%와 비교해 오히려 악화된 결과를 보였다. 

이 때문에 사실상 밑빠진 독에 매년 수백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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