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범수사부서 37년간의 경찰생활은 내 운명인 것 같다”
“범수사부서 37년간의 경찰생활은 내 운명인 것 같다”
  • 김민범 기자
  • 승인 2023.10.2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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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종남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
힘든 순간에도 사명감 하나로 극복해내
박종남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
박종남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사명감 하나만으로 범수사부서에서 37년간의 경찰생활을 보낸 박종남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이 정년퇴임을 준비한다.

지난 1987년 4월. 당시 23살이었던 박종남 과장은 순경 공채로 경찰생활을 시작했다. 박 경정은 초임시절을 제외하고 모두 범수사부서에서 근무했다. 그가 근무한 부서들은 여청수사, 사고조사, 지능팀, 수사과, 형사과다.

그의 경찰생활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사직서를 쓰려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37년간의 경찰생활을 이어간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다.

박 경정은 형사 초임시절 차량 절도범 사건을 맡게 됐다. 당시 차량은 상당히 고가였기 때문에 큰 사건이었다.

“범인 이름이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로 잊혀지지가 않는다. 당시 눈이 오는 날 과수원에서 범인을 놓치고 열흘간의 추적 끝에 겨우 체포했다. 그 후 ‘난 경찰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사직서까지 썼었다.”

그러던 중 경장 진급 시험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경장 진급시험에 당당히 합격했고 그것을 계기로 사명감을 갖고 지금까지 경찰생활을 이어오게 됐다.

그가 경찰로 근무했을 동안에는 여러 가지 큰 사건이 많았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박 경정이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을 맡고 있었을 당시 2021년에 발생한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이다.

사건의 주범인 백광석은 지인 김시남과 함께 헤어진 전 연인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그녀의 아들을 폭행, 살해 후 인근 분리수거장에 버리고 도주했었다.

“당시 공범 김시남은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었다. 백광석이 버스나 택시를 타갈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백광석을 법원입구에 내려줬다는 택시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가 진행됐다.”

백광석은 주변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상황이었으며 범행 장소 주변 CCTV도 전혀 없어서 수사 초기 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택기시사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가 빠르게 진행됐으며 여관을 급습해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의 백광석을 체포했다.

“백광석과 공범 김시남을 모두 구속했는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백광석이 유치장에서 자해소동을 하는 등 구속기간까지 형사들이 많이 고생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박종남 경정은 37년간의 경찰생활을 곧 마무리 한다. 이제는 영등포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그의 아들이 박 경정의 의지를 잇는다.

“지금 이순간에도 정말 단순하게 사명감 하나만으로 목숨을 걸고 일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도 알아주셨으면 한다. 아무것도 모른채 건강한 몸 하나만 믿고 패기롭게 경찰관 직업을 시작한지 벌써 37년이 지나고 정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박 경정은 부끄럽지 않은 경찰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정년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은혜를 입게 된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제 물러나 일반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더라도 받는 사랑과 은혜를 잊지 않고 어디에서든지 국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한사람의 몫을 열심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박종남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사진=미디어제주
박종남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사진=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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