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들불축제, 불놓기는 안돼" 오영훈, 방향 전환 거듭 강조
"제주들불축제, 불놓기는 안돼" 오영훈, 방향 전환 거듭 강조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0.05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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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기자간담회서 "변화된 시대적 상황, 반영해야"
"축제 시기 앞당긴다고 해도, 문제 사라지지 않아"
제주들불축제.
제주들불축제.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다시 한 번 제주들불축제 중 새별오름에 불을 놓는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5일 오전 제주도청 2층 소통회의실에서 열린 제주도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축제가 현재의 변화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제주들불축제는 제주의 대표적인 축제 중 매년 3월 초중순에 제주시청 일대와 새별오름 일대에서 진행된다. 축제 최대 하이라이트는 새별오름의 한쪽 면에 불을 놔 태우는 오름 불놓기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에는 이 오름 불놓기가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일대에서 났던 대형 산불로 인해 여론이 악화되자 축재 개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오름 불놓기가 취소됐다.

올해도 산불이 발목을 잡았다. 산림청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함에 따라 산림 및 산림인접지역에서 불을 놓는 행위가 금지됐고, 아울러 산불특별대책기간이 설정됨에 따라 새별오름에서 오름에 불을 놓는 ‘오름불놓기’ 등 불과 관련된 행사가 관련 법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거듭 산불로 인해 들불축제에 차질이 생기는 가운데, 앞으로도  축제가 제대로 개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기후위기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면서 봄철 건조시기가 더욱 늘어나고, 산불 위험도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영훈 지사 역시 지난 3월13일 이와 관련한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제주도청 2층 집무실에서 열린 도정현안 공유 티타임 자리에서 제주들불축제와 관련해 “축제의 발전방향을 다시 한 번 논의해야 할 때”라며 “제주 날씨가 화창하고, 안전한 축제 준비로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기후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산불·폭설·폭우·한파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나 아시아, 세계적인 분위기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월에 이뤄진 제주도의회의 도정질문 과정에서도 들불축제와 관련해 “들불축제가 전국적으로 좋은 축제로 평가를 받기도 했었지만, 개최 시기가 건조할 수 밖에 없는 데다 산불에 상당히 취약한 시기다. 앞으로는 들불을 놓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외에 “레이저 등을 쏘는 등의 방식은 다양하게 검토해 볼 수 있지만, 불과 관련해서는 불씨를 날려서도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들불축제의 향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제주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 운영위원회’에서 회의 진행 결과 제주시에 권고안을 내기도 했다. “기후위기 시대, 도민과 관광객들의 탄소 배출, 산불,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었다. 운영위는 이외에 “오름 불놓기가 테마인 제주들불축제가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도민 참여’에 기반을 둔 ‘제주시민이 함께 하는 축제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오영훈 지사는 5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축제의 당위성 등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지만, 변화된 시대에 맞게 어떻게 축제를 운영해 나갈 것인지는 충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불은 안된다는 말은 했었는데, 이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또 “오름에 불을 놓는 행위는 법적으로 상당한 충돌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했을 때, 제주도는 법적인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없다. 이러 부분도 충분히 고려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지사는 이외에 ‘시기를 앞당기면 산불 위험 기간을 피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의에 대해 “시기를 앞당긴다고 해서 화재 위험성이 사라지거나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예전에도 들불축제 기간이 불을 놓기 좋은 시기였기 때문에 들에 불을 놓는 문화가 생긴 것이다. 축제 시기를 다소 앞당긴다고 해도 그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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