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주민들이 지켜낸 습지, 정작 제주도는 "매립해도 괜찮아"?
주민들이 지켜낸 습지, 정작 제주도는 "매립해도 괜찮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6.19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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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엄리 윤남못, 오염에 훼손됐지만 주민들이 복원해
제주도, 개발허가 내려 ... 일부 매립돼 사라질 위기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 있는 습지인 윤남못 전경.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 있는 습지인 윤남못 전경.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마을이 나서 주도적으로 습지복원에 나섰지만, 정작 행정당국에서 해당 습지를 매립하는 개발을 승인해 준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9일 성명을 내고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 있는 습지인 윤남못을 두고 “마을이 주도적으로 습지복원에 나서 눈길을 끌었던 윤남못이 최근 일부가 매립될 위기에 처해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윤남못은 예로부터 신엄리 마을 주민들이 식수로 쓰기도 하고 가축들에게 물을 먹이는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던 곳이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수도 시스템 보급되면서 윤남못이 방치되기 시작했고, 아울러 각종 쓰레기 등도 버려지면서 오염이 심해졌다.

2001년에는 신럼리 청년회에서 석축을 샇고 계단을 설치하면서 연못을 정비하기도 했지만, 외래식물인 부레옥잠을 비롯해 생태계교란종인 블루길이 서식하면서 연못생태계에 악영향이 행겼다. 이에 2021년 다시 마을에서 윤남못의 옛 모슴을 돌려놓기 위한 정비활동과 생태교육 등에 나섰고,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마을주민들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윤남못의 일부가 다시 매립되는 등 개발 및 훼손 위험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습지 일부 지역에 건축허가가 승인됐기 때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윤남못은 개인 사유지로 언제든 매립행위가 이뤄질 수 있는 우려가 있는 곳이었다”며 “최근 이 곳의 일부에 해당하는 곳에 건축물이 들어설 계획이라, 이와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라고 강조햇다.

이들은 이어 “매립이 될 윤남못 구역은 갈대숲이 우거진 습지대로, 수서곤충과 양서파충류를 비롯해 조류 등의 은신처로도 이용되는 곳”이라며 “이곳 습지가 매립될 경우 습지의 면적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습지생태계의 단절을 초래하며, 남은 습지의 기능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제주도 습지보전관리 조례에 따라 5년마다 제주습지보전실천계획이 수립되고 있지만, 제주도의 보전관리 대상 습지인 윤남못이 아무렇지도 않게 매립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라며 “이토록 허술한 습지 보전·관리정책으로는 사실상 남아날 습지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제주도는 지금이라도 윤남못의 건축허가를 재검토하도록 하고, 사유지 매입 예산을 확보하여 공유지로 매입하는 적극적인 습지 보전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 윤남못 보전·관리에 대한 의지가 있는 주민 주도의 습지 보전·관리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내 다른 습지들도 이와 같은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제주도 습지보전실천계획에 따르면 도내 322개 습지 중 약 80%에 해당하는 270개의 습지가 사유지여서 사실상 대부분의 습지가 윤남못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며 “이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보호 가치가 높은 습지의 경우, 이러한 매립·훼손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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