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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골프장 농약사용량, 3년 사이에 2배 이상 크게 늘어
제주도내 골프장 농약사용량, 3년 사이에 2배 이상 크게 늘어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6.15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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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헥타르당 4.37kg ... 2020년 9.58kg 늘어
농약검출율도 2014년 21.3% → 2022년 69.8%
제주도내 골프장.
제주도내 골프장.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이 2017년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토양 내 농약잔류량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연구결과를 모은  ‘보건환경연구원보 제33권’을 발간했다.

이 연구원보에 실린 ‘골프장 농약 사용과 오염취약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내 골프장의 농약사용량은 2017년 헥타르(ha)당 4.37kg으로 전국 평균 비해서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2018년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8년 들어 농약사용량이 전국 평균 수준을 넘어 섰으며 2020년에 들어서는 헥타르 당 무려 9.58kg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사이에 헥타르 당 농약사용량이 2.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농약의 총 사용량도 늘었다. 2017년 기준 도내 골프장에서의 농약 사용량 실물량은 42톤 수준이었다. 하지만 3년 사이 사용된 농약의 실물량은 무려 18톤이 늘어나 2020년 기준 58톤으로 집계됐다.

농약사용랑은 일반적으로 잔디의 종류나 기후, 토양, 골프장 내장객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제주도내 골프장의 잔디는 대부분 생육기간 길어 푸름이 보다 길게 유지되는 ‘한지형 잔디’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한지형 잔디는 생육특성상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간에 병충해 발생이 빈번하고, 생육이 불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농약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제주도내 골프장 내장객수가 매년 증가추세에 있는데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내장객 수가 큰 폭으로 늘어 이로 인한 답압 등 잔디 손상 등의 문제로 농약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용되는 농약의 품목도 늘었다. 2020년 기준 제주지역 골프장에서 사용된 농약품목수는 132품목이다. 이는 2007년 사용된 농약품목수인 62품목에 비해 약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132품목 중 살균제가 68품목, 살충제가 23품목, 제초제 33품목, 생장조정제 등 기타 품목이 8품목으로 나타났다.

이들 농약의 독성은 세계보건기구(WTO)의 기준에 따를 경우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WTO의 분류방식에 따를 경우 농약은 1급 맹독성과 2금 고독성, 3급 보통독성, 4급 저독성으로 나뉜다. 제주에서 사용된 농약은 3급 보통독성이 24품목, 4급 저독성이 108품목으로 나타났다.

다만 어류에 대한 독성정도에 따라 구분할 경우 어류의 반수를 죽일 수 있는 농도를 기준으로 1급에서 3급까지 분류하게 되는데, 제주에서 사용된 농약의 경우 1급이 24품목, 2급이 29품목, 3급이 79품목으로 나타났다.

농약의 전체적인 독성은 높지 않은 편이지만, 기준을 달리할 경우 다소 독성이 높은 농약도 있는 상황이다.

토양 내 농약잔류량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기준 제주도내 골프장의 농약검출율은 21.3%였다. 이는 골프장에서 채취한 시료의 21.3%에서 농약이 검출됐다는 뜻이다. 매년 약 700개 정도의 시료가 채취돼 검사가 이뤄진다.

2020년에 이르러서는 이 농약검출율이 다소 상승했다. 35.2%의 시료에서 농약이 검출됐다. 토양 내에 더욱 많은 농약이 잔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에 이르러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된다. 지난해 농약검출율은 무려 69.8%에 달했다. 2014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채취한 시료의 대다수에서 농약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농약이 제주도내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은 대체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매년 농약잔류량 조사 결과 검출되는 농약 중에 지하수 오염가능성이 높은 품목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와 같은 결과를 토대로 “농약성분들에 대한 위해성 평가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한 골프장 내 농약사용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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