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절경 '톨칸이'에서 땅 파헤치는 굴삭기? 정비공사 속 논란
우도 절경 '톨칸이'에서 땅 파헤치는 굴삭기? 정비공사 속 논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8.16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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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톨칸이서 '낙석 붕괴 위험'에 따른 보강공사
일부 우도 주민들 "주변 리조트 공사로 낙석 위험 증가"
"제주시, 리조트 공사 때는 낙석 위험 없다더니, 지금은 보강공사"
"낙석 위험은 핑계, 관광객들 위해 진입로 공사하는 것" 주장도
제주 '섬 속의 섬' 우도의 해안절벽 '톨칸이' 아래로 내려가는 진입로에서의 공사 현장. 제주시는 이에 대해 '낙석 위험에 따른 보강공사'라고 말하고 있다. 상당한 수준의 절·성토가 이뤄졌고 일부 암벽이 부서진 흔적도 보인다.
제주 '섬 속의 섬' 우도의 해안절벽 '톨칸이' 아래로 내려가는 진입로에서의 공사 현장. 제주시는 이에 대해 '낙석 위험에 따른 보강공사'라고 말하고 있다. 상당한 수준의 절·성토가 이뤄졌고 일부 암벽이 부서진 흔적도 보인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높은 지질학적 가치를 갖고 있는 우도의 해안절벽 톨칸이에서 정비공사가 이뤄지면서 이와 관련한 비판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우도 톨칸이 주변을 확인한 결과, 톨칸이 몽돌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정비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톨칸이는 우도 천진항에서 남쪽으로 약 700m 떨어진 곳에 있는 해안절벽이다. 해안절벽이 소의 여물통처럼 움푹 들어간 모양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화산재가 굳어진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어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이 해안절벽의 아래로는 몽돌해변이 자리잡고 있다.

기존에는 해안을 따라 절벽 앞까지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나 있었고, 그 시멘트 포장 도로의 끝자락에 톨칸이 절벽 아래 해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계단은 몽돌로 만들어져 있었다.

기존 톨칸이 해안절벽의 아래 해안가로 내려가는 진입로. 몽돌로 만들어진 계단이다.
기존 톨칸이 해안절벽의 아래 해안가로 내려가는 진입로. 몽돌로 만들어진 계단이다.

이번 공사는 제주시가 이 계단 주변으로 낙석 등의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진행하는 보강공사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공사와 관련해 일부 우도주민들 사이에서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우선 제주시가 이번 공사에 나서면서 말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톨칸이의 옆에는 우도 최대규모의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다. '훈데르트바서 파크 앤 리조트'다.  일부 우도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들이 이 리조트 공사로 인해 톨칸이에 낙석 위험이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제주시에서 "리조트 공사로 인한 낙석 위험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정작 리조트 개장 이후 "톨칸이에 낙석 위험이 있다"며 공사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우도 주민 A씨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톨칸이 바로 옆으로 최근 리조트가 개장을 했는데, 리조트 공사 당시 굴착 등이 이뤄지자 일부 우도 주민들이 톨칸이 일대에서 공사장의 진동으로 인한 낙석을 경고했었다. 하지만 당시 제주시에서는 주민들에게 톨칸이에서는 낙석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몇 년 전만 해도 없다던 낙석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공사에 나선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주민 B씨 역시 “불과 수 년 전 리조트 공사를 할 때만 해도 제주시에서 전문가를 대동하고 나타나서는 톨칸이 절벽에 낙석 위험이 없다고 말했었는데, 지금와서 낙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우도 주민들은 그러면서 제주시가 공사 명분으로 내건 ‘낙석 위험’이 리조트 공사에 따른 영향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들의 주장 뒷받침이라도 하듯, 톨칸이 주변은 최근에 와서 낙석 위험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에 따르면 톨칸이는 지난해 이뤄진 조사 과정에서야 붕괴위험지구 C등급을 받고 낙석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전까지는 낙석 발생 위험이 없던 곳으로 분류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톨칸이의 바로 옆에서 리조트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20년 6월이다. 이 공사 시기와 톨칸이의 붕괴위험 정도 악화 시기가 겹친다. “리조트 공사가 톨칸이 낙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민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지점이다.

주민들이 제기한 “제주시는 리조트 공사가 톨칸이 낙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는 내용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올해 초 업무 담당자가 바뀌어 관련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일부 주민들은 나아가 이번 공사의 방법 자체가 오히려 톨칸이의 낙석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장비가 들어와 공사를 하고 있어, 이로 인한 진동이 오히려 톨칸이 절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낙석 위험을 막으려면 중장비를 동원하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들을 고려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섬 속의 섬' 우도의 해안절벽 '톨칸이' 아래로 내려가는 진입로에서의 공사 현장.
제주 '섬 속의 섬' 우도의 해안절벽 '톨칸이' 아래로 내려가는 진입로에서의 공사 현장. 공사 현장 바로 위로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중장비가 들어오면서 오히려 자연훼손 논란도 생기고 있다. 현재 정비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절대보전지역의 일부가 걸쳐 있다. 이곳에 굴삭기 등의 중장비가 들어오기 위해 기존의 몽돌계단 위로 상당한 분량의 성토작업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절벽의 일부 구간이 흙에 파 묻히기도 했다. 아울러 진입로를 넓히기 위해 기존 수목이 우거졌던 부분이 파헤쳐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절벽의 암벽이 부서진 흔적도 있었다. 그 외에 절벽 안쪽 동굴에는 각종 중장비가 쌓이면서 이로 인한 악영향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우도 주민 A씨는 이에 대해 “해당 지역을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을 했으면 행정에서 어떻게 하면 보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야하는데, 오히려 행정이 보전지역을 지정해놓고 스스로 보전지역을 훼손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질타했다.

이번 톨칸이 공사와 관련해서는 공사 취지와 관련된 문제 제기도 있다. 제주시에서는 낙석 붕괴 위험에 따른 보강공사라고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관광객들을 위해 무리하게 톨칸이 해안 진입로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시는 보강공사가 끝나면 진입로를 기존의 몽돌 계단보다 더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인근 마을회 등에서 진입로를 넓혀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우도 주민들은 “기존의 계단도 톨칸이 해안으로 내려가는데 불편하지 않았고, 사실 이곳으로 다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 계단을 넓힐 필요성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그럼에도 제주시에서 이곳 진입로를 넓히는 것은 인근 리조트의 관광객들을 위한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리조트의 관광객들을 위해 보전지역 내에서의 절·성토는 물론 절벽 일부 암벽까지 깨고 있다는 비판이다.

주민들은 "이와 같은 공사는 톨칸이를 리조트 사유지화하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 일부는 "낙석 방지는 핑계이고, 원래 목적은 관광객들을 위해 진입로를 넓히려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내놨다. 

이 톨칸이와 관련해서는 리조트가 개장한 올해들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톨칸이 주변으로 야간에 상당한 밝기의 조명이 켜졌다가 주변 생태계 악영향 논란이 일자(미디어제주 3월25일자 보도) 그 후에야 조명이 꺼졌다. 또 톨칸이의 유일한 진입로의 한가운데 일종의 ‘고인돌’인 ‘우도 지석묘’가 자리잡고 있는데, 도로 확·포장을 위해 이 지석묘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시도도 있었다. 역시 논란이 일자 도로 확·포장 시도가 멈췄다.

여기에 더해 이번 보강공사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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