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서식지 80% 파괴 ... 돌고래 사라진 제주바다는 재앙"
"이미 서식지 80% 파괴 ... 돌고래 사라진 제주바다는 재앙"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7.05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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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 안녕한가요?] ⑤ 온갖 위협에 몰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소음, 돌고래들에게 악영향"
"돌고래 없어질 경우 해양 생태계 크게 파괴될 것"

제주바다는 안녕할까? 물음에 대한 답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늘어나는 해양쓰레기에 해양동물들은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고 각종 레저활동에 고통을 받는 동물들도 늘어난다. 가속화되는 오염에 연안생태계 역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제주바다를 뛰노는 남방큰돌고래들의 삶도 위험에 처해 있다는 지적과 증거들이 꾸준히 이어진다. 아름다운 풍경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제주바다이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년에 걸쳐 쌓인 상처들이 보인다. 이 상처들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더 많은 이들이 제주바다의 상처를 치유해주길 바라본다.<편집자주>

지난 5월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관찰된 남방큰돌고래들.
지난 5월1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관찰된 남방큰돌고래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30여년 전까지만 제주 바다 곳곳에선 어렵지 않게 제주남방큰돌고래들이 뛰어오르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해안가에 면해 있는 집에서는 간혹 담벼락에 매달려 얼굴만 내놓고 돌고래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는 아이들이 있었고, 바다에서 친구들과 놀다 문뜩 고개를 들어봤을 때 돌고래들이 무리를 지어 헤엄을 치는 모습을 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때엔 제주 연안의 대부분이 남방큰돌고래들의 서식지였다.

시간이 현재에 이르면서 제주 바다 대부분의 장소에서 그 풍경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유는 하나다. 남방큰돌고래들이 더 이상 그 바다에서 뛰어놀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는 30여년 전과 비교해 약 70~8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해양오염과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서식지 파괴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의 조약골 대표는 “예전에는 제주 연안 전역이 남방큰돌고래들에게는 살기 좋은 곳이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한림을 가건, 조천을 가건, 남원을 가건, 어디서나 돌고래를 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돌고래들이 제주 연안에서 안심하면서 머무를 수 있는 지역은 거의 남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꼽은 이유 중 하나는 개발사업이다. 지금도 소규모로 제주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안 매립은 물론 해상풍력발전 사업이나 해안가의 숙박시설 건설을 포함한 각종 개발사업이 돌고래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2년 1월 1일 대정읍 앞바다에서 발견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사진=핫핑크돌핀스
2022년 1월 1일 대정읍 앞바다에서 발견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무리들./사진=핫핑크돌핀스

돌고래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제주대 김병엽 교수 역시 이와 같은 지적에 힘을 더하고 있다.

김병엽 교수는 “제주의 경우 남방큰돌고래들이 연안에 가까이 붙어서 살아간다”며 “가까이 다가올 경우 수심이 1m인 지점까지 다가오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해안가에서 가깝게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와 현재 건설됐거나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의 사업지가 겹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해상풍력발전 사업지를 돌고래들이 지나다니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지만 사업지의 대부분은 돌고래들이 기존에 먹이활동을 하던 곳이었다. 개발사업으로 돌고래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먹이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주파수로 모든 사물을 판단하는 돌고래들에게 풍력발전은 물론 각종 개발사업에서 나오는 소음이 하나의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넓은 바다라면 이 벽을 피하기 쉽겠지만 제주 연안에서는 이 벽을 피하려다 암반에 부딪히기도 하고 상처를 얻기도 한다. 암컷의 경우는 심하면 유산이나 새끼의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유일하게 가동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인 탐라해상풍력의 경우 해안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인 한림해상풍력의 경우는 1km다.

해상풍력을 해안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하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사업비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결국 남방큰돌고래와 서식지가 겹치는 제주 연안에 설치됐다.

제주도 한경면 앞바다에 추진 중인 탐라해상풍력 단지 확장사업 조감도./사진=핫핑크돌핀스
제주도 한경면 앞바다에 추진 중인 탐라해상풍력 단지 확장사업 조감도./사진=핫핑크돌핀스

이와 같은 개발사업 이외에도 제주바다에서 돌고래를 위협하는 요소는 늘어나고 있다.

김병엽 교수는 선박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일본에서 돌고래를 포획할 때는 선박의 소음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앞선 설명처럼 소음이 돌고래들에게는 벽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점을 강조하며 “현재 제주 바다에서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에 대해서는 해양수산부가 선박의 50m 접근 금지 규정을 만들어놨지만, 비좁은 제주 연안에서 살아가는 돌고래들에게 50m는 선박 소음을 피할 수 있는 충분한 거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규정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돌고래 및 해양생물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마크(MARC)의 장수진 박사는 선박 이외에도 “제트스키 등으로 인해 돌고래들이 입는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 연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제트스키 관광의 과정에서 돌고래들이 목격될 경우, 그 돌고래들을 보기 위해 지나치게 가깝게 다가가는 사례들이 있고, 이로 인해 돌고래들이 제트스키의 스크류에 상처를 입거나 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조약골 대표 역시 “관광선박이 아닌 소형보트나 제트스키에 의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남방큰돌고래들이 현재 4마리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그 4마리 모두  등지느러미의 일부분이 잘려나간 흔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해양오염에 의해 피부질환은 물론 암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남방큰돌고래 역시 관찰되고 있다. 조약골 대표는 “야생의 돌고래가 암에 걸리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면서도 “하지만 제주남방큰돌고래 중에 구강암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개체가 있다. 이 돌고래는 입 안에 기존에 없던 조직이 생겨나 입을 다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온갖 위협으로 제주연안에서 돌고래가 사라지게 될 경우에 대해 김병엽 교수는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김 교수는 “돌고래의 경우 배설물이 해양생태계를 유지하는 비료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돌고래가 해양생태계의 원할한 흐름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돌고래들이 사라지게 될 경우 해조류는 물론 소라와 전복과 같은 해산물 역시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해양생태계에 큰 파괴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상어에 대한 경고도 했다. 김 교수는 “제주 바다에 상어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상어들이 연안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돌고래들이 제주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하나의 방어막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해녀들이 상어에 의해 해를 입었다는 사례가 극히 드문 것은 돌고래들과의 공생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크(MACR)의 장수진 박사 역시 “두 상위 포식자가 하나의 서식지에서 공생할 수는 없다”며 “돌고래들이 제주연안에 이미 자리를 잡고 먹이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어들이 제주연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미 대부분의 서식지가 파괴된 것으로 보이는 제주 연안 바다에는 현재, 모두 120여 마리의 돌고래들만이 남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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